“내 집 앞 차 대지마” 주차 공간 선점 전쟁
“내 집 앞 차 대지마” 주차 공간 선점 전쟁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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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관 저해·주차난 부채질·보행자 불편 등
제주시, “고질적 불법 적치물 강력 대응”
제주시내 도심지 주택가와 상가 밀집지역에서 이른바 ‘주차 공간 찜하기’ 행태가 만연하고 있어 미관 저해는 물론 보행자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고모(30·여)씨는 제주시 도남동 도남오거리 인근 주택가에서 주차를 하기 위해 가정집 담벼락 앞에 있던 의자를 치웠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고씨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주변에 다른 차량을 세우지 못하도록 놔둔 의자를 왜 함부로 치웠느냐며 버럭 화를 냈다”며 “‘남이야 어떻든 내 차량을 세울 공간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말투 때문에 기분이 상했지만 말싸움으로 번질 것 같아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모(36)씨는 며칠 전 새벽 시간에 주택가를 걷던 중 한 가정집 앞에 세워져 있던 화분과 부딪혀 무릎을 다쳤다.

김씨는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세워둔 불법 적치물에 부딪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며 “불법 적치물이 어린이 등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행정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화분이나 물통, 페인트 통, 의자, 돌덩이 등을 이용한 ‘주차 공간 찜하기’ 행태가 기승을 부리면서 미관을 해치는 데다 도심지 주차난까지 부채질 하고 있다.

여기에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불법 적치물을 세워둔 집주인과 주차를 하려는 운전자 간의 마찰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야간에 보행자들이 불법 적치물과 부딪히면서 다치는 일도 종종 발생하는 등 ‘남이야 어떻든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행정당국이 도로를 무단 점·사용하는 노상적치 행위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주차 공간 찜하기’ 행태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면도로와 골목길 불법 적치물 행위에 대한 단속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자진 철거에 불응하거나 고질적인 불법 적치물에 대해서는 행정대집행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불법 적치물 행위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식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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