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급기야 도내 일부 중산간 마을에는 격일제 급수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마실 물 뿐만 농작물도 오랜 가뭄으로 말라죽고 있다고 하니 이만저만 큰 일이 아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어승생 수원지의 제1.2저수지와 정수지에 있는 물은 8만t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공급이 가능한 양은 절반 수준인 4만t에 그치고 있다.
결국 6일부터 중산간 11개 마을에는 격일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열흘 가량 비가 오지 많으면 격일제가 아니라, 3~4일제 급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큰데, 급수 간격이 더 벌어지면 물이 없어 벌어지는 ‘물난리’가 될 지경이다.
농민들도 아우성이다. ‘마른장마’로 농경지가 갈라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하늘만 쳐다보면서 속수무책이다. 여기에 지하수위가 낮아지면서 바닷물이 지하수로 역류하는 현상도 우려된다는 소식이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지만 관계 당국이 내놓을 수 있는 별다른 방책은 없는 듯하다. 단수 시 물 사용 요령과 물 절약 방법을 홍보하는 정도다. 비상급수기동반을 운영해 주민 불편을 줄이고 농업용 급수장비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추진하는 가뭄 극복 방안이다.
장기적인 수자원관리 대책이 절실해지는 까닭이다.
기상이변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물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 호우에 대비한 저류지 등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지만, 가뭄에 이용할 수 있는 대체수자원 개발은 미흡한 실정이다.
가뭄은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 놓을 경우 어느 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식수 역시 어느 지역을 불문하고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급수망을 확충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영농기반 구축을 위해 계획은 세워 놨지만, 추진이 더딘 용수개발 사업을 점검해 하루빨리 착수해야 한다. 가뭄과 호우는 자연현상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식은 더는 곤란하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