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청에서 마음비움 팀플스테이 소통&힐링캠프 운영소식을 듣고 오등선원에 다녀왔다.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찰관들의 ‘마음비움’을 통해 긍정적 자아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창조치안 분위기 조성으로 도민이 공감하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코자 하는데 목적을 둔 프로그램으로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참석을 하게 되었다.
처음 입제식을 하고 법문을 들은 후 발우공양을 했다. 우리나라는 그릇이 4개로 되어있지만 남방불교에는 커다란 공양그릇 하나뿐이라고 한다. 맨위에 덮혀있는 회색 두건을 걷어내고 뚜껑을 열어 뒤집어 놓고 그 위에 두건과 수저를 올려놓는다. 3개의 그릇을 하나씩 꺼내어 바닥에 깔린 천위에 가지런히 정돈하고는 행자스님이 건네주는 물을 1번그릇의 삼분의 일가량 받은 후 그물로 나머지 그릇을 모두 행구고 수저가 담겨있는 그릇에 놓아둔다. 다시한번 행자가 나눠주는 밥과 국을 뜨고 반찬도 남기지 않을 만큼 각 그릇에 담아 조용히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나면 다시한번 행자가 나눠주는 숭늉을 받아서 각 그릇을 깨끗이 단무지를 이용하여 헹군다음 숭늉을 마시고 마지막으로 단무지를 먹는다.
공양을 마치고 다도의 시간을 가지고 휴식을 취하면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동료들과 편안하게 나누다가 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아침예불을 하고 법문을 들은 뒤 어제와 같은 자리에서 아침공양을 한 후 108배를 했다. 108배를 하다보니 그동안 지은죄와 감사해야 될일에 감사하지 못함에 마음이 울컥했다.
1박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느낀 것은 많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근무를 하면서 한결 여유로워진 나를 발견한다. 잠시나마 마음의 짐들을 밖으로 내보내서 가벼워진 기분을 느끼며 오늘아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원인에게 “어서오십시오” 하고 큰 소리로 반갑게 맞아본다.
김승범 한경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