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과 상관없는 '자본능력' 중시 심의 통과
경관과 상관없는 '자본능력' 중시 심의 통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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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일 포커스>상가관광개발 문제는…"심의위 원안통과 부담느껴 '꼼수' "지적도
▲ 상가관광지 개발사업 부지
중산간 생태계 및 경관 파괴와 무분별한 국공유지 매각 우려 속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시 상가관광지 개발사업계획이 제주도의 경관심의를 통과한 가운데 경관심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결정으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 경관심의위원회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경관심의 결과 상가관광지 개발사업에 대해 조건부 통과시켰다.
경관심의위는 이날 “상가관광지 개발사업의 녹지 비율이 높고, 건축 층수도 2층 이하로 경관관리지침에 문제가 없다”며 “다만, 개발사업이 계획대로 정상적인 투자가 될 수 있는 지 확실한 근거서류를 제출하라”는 조건을 제시하며 경관심의를 통과시켰다.
상가관광지 개발사업계획은 이에 앞서 지난 1차 경관심의에서 구체적인 계획과 녹지 확보가 안됐다는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
상가관광지 조성사업이 경관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승인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그런데 경관심의위가 ‘경관’과는 관계없는 투자계획 근거서류 제출을 조건으로 경관심의를 통과시키면서 “사업주의 ‘편의’를 지나치게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관심의는 통상 개발사업지에 건축물 등이 들어섰을 때 주변과 조화 등 경관적인 영향 요소를 평가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경관과는 상관없는 사항을 조건으로 경관심의를 통과시켜 줬다.
최근 외국계 자본 유치가 급증하면서 중산간지역 등 난개발에 대한 도민사회의 경각심이 높은 상황에서 경관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경솔한 처사’라는 지적이 많다. 상가관광지는 재일동포가 대주주인 (주)청봉인베스트먼트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경관심의위에서 사업자의 자본능력 등을 평가하는 것은 부자연스런 일이다”며 “상가관광지 개발사업이 지역사회의 관심사로 부각돼 경관심의위가 원안통과에 부담을 느끼면서 ‘꼼수’를 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경관심의위는 경관뿐만 아니라 여러 관련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고, 하다보면 경관과 관계없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관광개발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느냐는 얘기가 많이 나와 투자에 대한 확실한 근거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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