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주민동의 없이 행정이 일방적 추진 안된다” 반발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형 녹색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새로운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2009년 사전용역부터 시작됐다. 도내 9곳에 대한 사전용역에서 제주시 조천읍 와흘 리가 입지여건이 가장 좋은 1순위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현재 사업 계획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 계획을 보면 조천읍 와흘리 일원 80만㎡에 국비 490억원, 지방비 237억원, 한국농어촌공사 900억원 등 모두 1627억원이 투입돼 산업시설과 공공시설 및 지원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제주도는 오는 9월 중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10월부터 실시설계에 들어가 내년에 환경영향평가, 사업단지 실시계획 승인 및 지정 등의 과정을 거쳐 2015년에 착공,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그러나 “주민동의 없이 공업(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조천읍 와흘리 주민들은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녹색산업단지는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설명 한 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제주도가 1차 타당성 조사 결과 와흘리가 1순위를 차지했다는 이유로 녹색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1순위 지역도 주민 반대에 부딪히면 다음 순위로 변경하는 순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농·목축업과 전원생활로 평온하던 와흘리는 최근 행정의 일방적인 녹색산업단지 추진으로 풍파가 일고 있다”며 “심지어 외부인에 의한 땅 투기마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아무리 녹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더라고 공업단지는 공업단지다”며 “1차 산업과 전원생활을 생명으로 하는 마을의 정체성 훼손이 심각히 우려돼 조성사업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달과 지난 5월 등 주민을 상대로 사업설명회와 간담회 등을 수차례 개최했다”며 “법적인 공청회 개최 단계는 아니지만 주민과의 대화는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