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24일 제주지역은 역대 최대전력사용량을 기록하는 등 도내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전력거래소 제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전력사용량은 67만5000㎾로 도내 최대전력사용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력수요가 급증한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에는 순간 최대전력사용량이 68만100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7일 오후 3시에 기록한 종전 최대전력사용량 66만9000㎾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는 전력사용량이 증가한 요인으로 제주시 최고기온이 34.5도, 습도 57%를 기록하면서 냉방기기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역 전력수급 ‘빨간불’
올 여름 무더위와 가뭄 등으로 도내 전력 소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내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주지역에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전력 공급능력은 도내 자체발전력 59만㎾와 다른 지역에서 고압증류송전선로(HVDC.해저연결선)를 통해 들어오는 15만㎾ 등 모두 74만㎾다.
하지만 연결선을 통한 전력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주는 대규모 정전사태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는 8월 둘째 주에 올 여름 도내 최대전력수요인 70만250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66만9200㎾)보다 5% 증가한 양이다.
이 같은 예상이 실제로 적용되면 이 예비전력은 3만7500㎾로 불과하게 돼 전력수급 경보 ‘주의(예비전력 3만㎾ 이상 5만㎾ 미만)’가 발령된다.
제주지사는 ‘준비(예비전력 10만㎾ 미만)’부터 ‘심각(예비전력 1만㎾ 이하)’까지 5단계의 전력경계경보를 만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제주지역에 HVDC를 통한 수전량이 최대치의 30% 수준인 5만㎾만 공급된다면 제주지역은 65만7000㎾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네 번째 주부터 전력난에 시달리게 된다.
실제 지난해도 도내 전력 위기상황에서만 최대치인 15만㎾를 공급받았을 뿐 대체로 30% 수준인 5만㎾를 공급받는데 그쳤다.
▲대정전 가능성과 대책
전력 수급이 불안정하지만 실제 광역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제주지사의 분석이다.
제주지사 등은 올 여름 전력수요 증가로 예비전력량이 떨어져 전력수급 경보 ‘심각’ 단계에 들어서면 순환단전을 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순환단전을 하게 되면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1시간씩 전기공급을 끊어 전력 수요를 조절하게 된다.
제주지사는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정전사태 등을 예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제주지사는 지난달 25일과 27일, 지난 2일과 4일 등 4차례에 걸쳐 한전, 발전소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전 계통 정전 복구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오는 30일에는 제주도 주관으로 전력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전력 수급 위기 대응훈련을 도내 전역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지사 부장은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전력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냉방기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전력사용 피크시간대인 오후 2~5시, 오후 7~9시에는 전기사용을 억제하는 등 에너지 절약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