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을 떠나 섬으로 이주해 온 예술가들이 생생한 섬의 일상을 하나의 예술로 표현하고 있다.
이중섭미술관에서 지난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바람의 영토, 섬의 다이어리'전을 통해서다.
전시에는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7명의 작가의 작품 30점이 내걸리고 있다.
'바람의 영토'는 역사와 풍토적 인식의 소산을, '섬의 다이어리'는 현재로서의 시간과 장소적 의미를 지닌다.
7명의 작가는 김기대·김성란·변금윤·양재열·유승현·이호인·전종철이다.
김기대는 혼란함을 상징하는 탁함과 새로운 삶을 상징하는 시원적(始原的) 밝음이 혼재한다.
제주 출신인 김성란은 구상 회화를 추구한다. 자연에서 받은 느낌을 즉흥적으로 발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변금윤은 '모든 생명은 땅에서 나서 땅으로 돌아간다'는 해석을 통해, 땅이야말로 생명의 시작과 끝이며 삶과 죽음은 하나의 통일체로 존재하다가 분리되고 다시 융합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양재열의 제주 풍경은 '감각적 풍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적이지만 시각에만 국한된 풍경이 아니라 오감(五感)으로 느낀 풍경을 실감 나게 재현했다.
유승현은 개와 인간과의 동일시를 시도한다. 반복되는 일상의 사이클에 흡수된 것, 제도에 갇혀 그냥 순종하는 사람을 개의 모습에 투영하고 있다.
이호인은 생경한 풍경을 발견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지만, 그것의 존재를 알지 못한 정경들을 그려낸다.
전종철의 물감을 묻히고 지우는 반복적 과정은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과정처럼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림으로서만 파도인 것을 인식하는 공(空)적 체험이므로 오로지 반복 과정 자체가 중요해진다.
전시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문의)064-733-3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