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시설 놓고 한동-평대마을 주민간 '갈등'
육계시설 놓고 한동-평대마을 주민간 '갈등'
  • 허성찬 기자
  • 승인 2013.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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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마사→육계 시설변경…한동마을 임시총회 통해 유치 승인
평대주민들, "냄새저감시설 없어 피해 고스란히 평대에" 반발

▲ 한동리와 평대리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육계시설. 당초 마사시설로 지어진 뒤 육계시설 변경이 이뤄졌지만 별도의 냄새저감시설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준공된 육계시설을 놓고 인근 마을주민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구좌읍에 따르면 한동리 3555번지에 육계시설이 추진된 것은 지난 1월 공동사업자 J씨와 K씨가 제주시에 993.6㎡(마사2동, 퇴비사 1동) 규모의 마사시설 허가를 신청했다.

문제는 사업자가 마사시설이 준공되자 이를 육계시설로 변경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제주시에 가축분뇨 배출처리시설 설치신고를 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제주시는 육계시설이 신청사항인데다 마사에서 육계시설로의 분뇨처리시설물 변경 여부를 검토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신고를 승인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인근 마을인 평대리 주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육계시설이 한동리 내에 위치하기는 하지만 도로 하나를 두고 경계인데다 주거지로는 평대리와 더 인접해 악취피해는 고스란히 평대리에 발생한다는 이유다.

특히 마사 자체가 재래식 건축물로 지어진데다 설계변경이 이뤄지지 않았고 별도의 냄새저감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악취 발생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을 확인한 결과 기존 마사건물에 옆 벽면에 개방됐던 환기구를 천막으로 막았을 뿐 다른 냄새저감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한동리에서 마을총회를 통해 육계시설 허가를 승인함에 따라 평대리 주민들과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김양윤 평대리장은 “현대화 시설도 아니고 별도의 냄새저감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며 “인근에 비자림이 있는데다 환경성질환예방센터도 유치한 상황에서 육계시설이 왠말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또한 김 이장은 “마사가 준공되자마자 육계로 전환한 것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다”며 “한동 마을총회를 통해 승인하면서 벌써부터 주민갈등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임인구 한동리장은 “마을총회에서는 청년들이 주도로 비밀투표가 이뤄져 통과됐을 뿐 주민들 가운데는 반대가 훨씬 많은 실정이다”며 “평대리 주민과의 갈등은 물론 한동리 주민 사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좌읍은 24일 전체이장들이 참여하는 이장회의를 개최해 의견을 모은 뒤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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