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패배로 자신감 떨어졌다”...
“계속된 패배로 자신감 떨어졌다”...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3.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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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선제골..애매한 동점골
권정혁, K리그 첫 인필드골...85m 역대 최장

1승이 절실했던 제주가 어이없는 선제골에 이은 다소 애매한 동점골에 힘입어 홈에서 인천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21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9분 상대 골키퍼 권정혁에게 어이없는 선제골을 허용한 이후 심판의 도움(?)으로 얻은 페널티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선 두 번의 경기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했던 제주 입장에선 ‘1승’이 절실한 경기였다. 원정에 오른 인천 역시 상위권 유지를 위해선 1승이 꼭 필요한 상황. 때문에 이날 승부는 한여름 무더위만큼이나 치열했다.

시원한 승리를 약속했던 제주는 40m를 날아가는 시원한 물대포(워터 캐논포)까지 준비하며 인천을 맞았다.

예상대로 경기는 치열했고 선제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반 39분 경기장을 찾은 7500여 팬들을 ‘멘붕’에 빠트리는 어이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인천의 프리킥 상황에서 골키퍼 권정혁이 찬 긴 패스가 그라운드에 튕겨 문전 앞으로 많이 나와 있던 제주의 골키퍼 박준혁의 키를 넘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 행운의 골은 K리그 역사상 6번째 골키퍼 득점인 동시에 K리그 역사상 최초의 인필드 골로 기록됐다.

페널티킥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이 터진 적은 있지만, 볼이 멈추지 않고 인필드 상황에서 골키퍼가 골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얘기다.

이와 함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권정혁의 골거리는 85m로 도화성(인천)의 65m를 넘는 K리그 역대 최장거리 골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제주는 후반 시작과 함께 주장 오승범을 빼고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 페드로(13골)를 교체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한 번 흐트러진 경기의 흐름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인천은 제주의 공세를 역이용하는 빠른 역습으로 제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마음이 급해진 제주는 후반 17분 강수일과 마라냥을 맞바꾸며 공격의 변화를 시도했다.
제주의 동점골이 절실한 상황에서 심판의 애매한 판정이 명승부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 연출됐다.

후반 20분 마라냥이 상대 왼쪽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하는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최종환의 태클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심판은 곧바로 옐로카드를 뽑아 들었고 제주에 페널티킥 득점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이를 본 인천의 김봉길 감독과 선수들이 거친 항의가 이어지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최종환의 태클이 정당한 수비였다는 게 인천의 주장. 하지만 판정은 뒤집어 지지 않았고 후반 26분 페드로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면서 1-1 균형을 맞췄다.
다소 애매한 판정의 도움으로 전후반 100분간의 혈투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고 양 팀 모두 순위를 한 계단씩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직후 박경훈 감독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계속된 패배로 자신감이 떨어졌다”며 “너무 쉽게 골을 허용했고 홈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인데 이기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후반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 박경훈 감독은 “인천의 입장에선 아쉬울 것이다. (항의를 한) 김봉길 감독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소신 있는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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