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 되살리고 싶었다"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 되살리고 싶었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3.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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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하루 이승택 관장

▲ 이승택 관장.
'문턱'을 낮췄다. 갤러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돌아서는 누군가를 위해서다.

그의 지향점은 '누구나 쉽게 올 수 있는 편안한 갤러리'다.

또한, 제주출신 신진작가들이 자신의 갤러리에서 생애 첫 전시를 여는 것이 소망인 그다.

갤러리하루 이승택 관장(45)을 두고 하는 얘기다. 그를 18일 만났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건축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서울에서도 충분히 갤러리를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대부분 서울에서 살다 보면 고향 제주를 잊고 산다. 하지만 저는 제주와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며 "제 고향 제주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게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제가 건축가이기도 하다 보니, 아름다운 제주를 늘 꿈꾼다"며 "하지만 개발 등 때문에 과거의 아름다웠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도민들도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되살리고 싶었다"며 "이 때문에 작지만, 갤러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2006년 12월 지금의 자리인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에 갤러리하루를 열었다. 하루 동안 갤러리에서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는 이어 "서귀포시에 갤러리를 연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이 특이했다. 제주시도 있는데 왜 서귀포시에서 하느냐는 반응이었다"며 "그 당시 제주시에는 갤러리가 여러 군데 있었지만, 서귀포시에는 갤러리가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갤러리하루의 매력으로 문턱이 낮은 것과 젊은 작가들의 현대적인 작품을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갤러리하루가 제주출신 작가들이 첫 번째 전시를 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며 "가끔 갤러리에 있다 보면 또각또각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몇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갤러리는 젊은 작가들의 현대적인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동안 전시를 열었던 80~90% 작가들의 연령층은 30대 초반"이라며 "젊은 층의 작가다 보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는 별로 없다. 하지만 이분들이 10여 년 후에는 엄청난 스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갤러리하루 내부.

그에게 갤러리하루를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물었다.

그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전시를 할 경우 대관하는 데만 몇백만 원이다. 도록 등까지 합치면 돈 1000만원은 든다"며 "저는 작가분들에게 지원을 해 줄망정 대관은 안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도록 대신 엽서를 만들고 뒤풀이 대신 다과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좋아서 갤러리를 운영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은 안한다. 다만,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양질의 전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그 비용으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서귀포시에서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7~8년 하다 보니 지역에 마니아층이 생겼다. 이 분들이 응원해주는 덕에 지금까지 갤러리를 꾸려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그는 "예술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늘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며 "예술은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예술을 늘 가까이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고 있어 1년 365일 갤러리를 열 수 없다. 아직은 전시가 있을 경우만 문을 연다. 그러나 이 관장이 보고 싶다면 미리 연락만 하면 문을 연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280-13.

문의)064-762-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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