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오는 25일, 제주시 건입동 현지에서 ‘탐라문화광장’ 기공식을 갖는다고 한다. 이 사업을 둘러싼 현지 주민들의 찬-반 갈등이 고조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기공식을 강행함으로써 제주도가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잖아도 ‘탐라문화광장’의 주사업장(主事業場)인 제주시 동문로터리 인근 상인들은 ‘광장’ 조성을 위한 기존도로 폭 축소 등 사업계획에 반발, 반대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일도1동, 이도1동, 건입동의 자생단체와 상인연합회는 15일 결의대회를 갖고 “탐라문화광장이야말로 구도심을 살릴 것이다. 조기 조성을 촉구 한다”며 찬성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렇듯 인구 몇 안 되는 3~4개동 주민 간에 ‘탐라문화광장’ 조성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엄연히 상존하고 있는 데도 제주도가 꼭 무엇에 쫓기듯 우선 기공식부터 강행하고 보자는 식의 사고방식은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제주도는 기공식부터 서둘 일이 아니다. 이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고자 한다면 기공식에 앞서 주민 통합부터 먼저 이뤄내야 한다. 지금 반대 주민들의 요구는 사업계획 변경이다. 관광객 등을 끌어들여 구도심을 활성화 하겠다면서 노폭을 줄인다는 것은 도리어 교롱 불편을 가져와 사업에 역효과를 준다는 주장이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사업계획을 변경하면 찬성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제주도는 찬-반 양쪽의 조정자로서 왜 주민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우선 기공식부터 강행하는지 모르겠다. 강정해군기지와 유사한 갈등이 ‘탐라문화광장’때문에 또 다시 조성된다면 정말 큰일이다.
주민 갈등이 아니더라도 ‘탐라문화광장’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는 도민들이 적지 않다. 842억 원을 들여 공연장을 겸한 주광장(主廣場)을 조성하고 음악 분수대, 잔디광장, 조각공원, 돌담 정원, 생태하천, 제주역사길, 세계음식 테마 거리 등을 조성한다고 과연 건입동-1도-2도 등에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 구도심, 구상권이 크게 활성화 할 것인가.
가장 관심 사업이 ‘세계음식 테마거리’인데 ‘탐라광장’ 사업이 대자본가 좋을 일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총 사업비 842억 중 민자가 352억이다. 도민의 ‘개미 자금’을 아무리 물어 온들 그 거액을 모으기는 힘들다. 제주도는 반대쪽 주민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기공식에 급급하지 말고 사업계획부터 재점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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