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체육 가맹단체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체육고 설립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제주도교육청에 ‘체육고 설립 추진 건의서’를 전달, 그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도체육회 가맹경기단체 전무이사협의회(회장 김영찬)는 우수 체육인재 조기 발굴 육성과 우수선수 역외 유출 방지, 일반계 고교 내 체육학급 운영으로 인한 낙후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체육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해 달라며 15일 제주도교육청에 건의서를 전달했다.
전무이사협의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6월 25일 도내 경기단체 전무이사 39명이 참가한 간담회에서 그동안의 체육고 설립 논의 추진 경과에 대해 논의한 결과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체육고 설립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기 위해 체육인들의 뜻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의문은 도내 39개 체육단체 1012명의 서명을 받아 체육인들의 체육고 설립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체육고 설립과 관련, 제기된 제반 사항에 대해 교육기관 및 체육단체, 관련 연구 기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 또는 제3의 연구기관을 통한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실시해 폭 넓은 의견 수렴과 검증을 담자는 것”이라며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찬반)논란을 매듭짓고 제주체육 발전을 이끌어가자는데 있다”고 밝혔다.
제주 공립 체육고 설립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그간 체육인들 사이에서 계속 제기돼 왔다.
지난 2011년 9월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선수단 결단식에서 우근민도지사(체육회장)의 “제주체육발전을 위해 교육감, 도의회 의장과 함께 체육고 설립 문제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발언 이후 체육고 설립문제는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그해 10월 체육고 설립 관련 실무자 회의(도체육회-도교육청)를 열었지만 교육청이 체육고 설립관련 대화에 난색을 표하면서 다시 중단됐다.
하지만 제주도체육회가 2012년 예산에 ‘체육고 설립에 대한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비를 반영하면서 체육고 설립 추진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해 양성언 교육감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남녕고 체육과 진학생의 감소 추세에 있고 신규 설립에 따른 시설 투자 및 운영비 부담 등의 문제가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조기 진화에 나서면서 체육고 설립 논의는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체육고가 없는 지역은 세종시와 제주도가 유일하다.
제주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립 일반계 고교 내 체육학급을 운영하면서 인사 적체로 인한 지도자의 사기저하, 전국평균 1/4 수준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한 체육학급 운영여건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각종 문제점이 표출되고 있다.
때문에 도내 체육계에선 그동안 우수 선수 역외 유출 방지, 제주체육의 경쟁력 강화, 타 시ㆍ도 진학에 따른 학부모의 비용 부담 절감, 도내 체육 영재 육성 등의 이류로 체육고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학생들의 체육활동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학교체육진흥법이 제정 이후 종전 우수 선수 육성 기반이었던 학교운동부는 해체되거나 약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무이사협의회는 “(체육고 설립)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검토와 검증 작업을 추진하자는 의미”라며 “검증 결과에 따라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 하자는 의미로 건의서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