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제주를 방문한 장영수 국토교통부 공항 항행정책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공항인프라를 확충함에 있어 전국적인 우선순위는 없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업은 영남지방의 동남권 신공항 사업과는 별개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장영수 정책관은 동남권 신공항 추진으로 인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예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항 사업 예산은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여러 번에 나누어 분산시키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특히 그는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며 제주공항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음도 상기 시켰다.
적어도 장영수 정책관의 얘기로 봐서는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어떤 형태로든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구축에 변화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가 제주지역 항공수요 조사 용역 발주와 때를 같이한 장 정책관의 얘기는 그동안 제주도민들이 궁금해 하던 핵심 사항들을 설명해 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점을 상기시키고 제주공항 수요 급증을 인정한 것도 전망을 밝게 해 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공항과 관련한 화두(話頭)가 ‘제주신공항 건설’이라는 구체적 각론에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이라는 개념적 총론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신공항 건설’과 ‘공항 인프라 확충’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신공항 건설은 현 제주공항 아닌 곳에 새로운 공항을 만드는 것이지만 제주공항 인프라 구축은 신공항 건설을 포함, 현 공항확장까지도 아우르는 포괄적 의미다.
그래서인지 금년 들면서 관계기관 사이에서는 ‘신공항 건설’이란 용어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오로지 ‘제주지역 공항인프라 확충’이란 용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그렇고, 제주도도 그렇고, 장영수 정책관까지 그렇다. 심지어 신공항 추진위조차 점차 ‘신공항’이 라는 용어가 ‘공항 인프라’ 쪽으로 옮겨가는 느낌이다.
도민이 바라는 것은 신공항이지 현 공항 확장이 아니다. 용어사용도 동남권 신공항처럼 제주신공항으로 통일해야 한다. 물론 전문가 연구결과에 따라 신공항, 혹은 현 공항 확장 중 하나를 선택 할 것이라지만 전문가도 정부의 입맛을 거역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주신공항 건설대신 시늉만의 현 공항 확장이 돼서는 안 된다. 추세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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