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보니 세월이 흘러도 한 자리를 지키는 '바위'같았다. 바위에 의지해 평생을 살아가는 '나무'도 떠올랐다.
그가 '바위'라면 그의 갤러리에서 열리는 각종 기획전과 초대전 등을 '나무'라고 정리하고 싶다.
오늘로서 ‘바위’라는 별명(?)이 붙여진 주인공은 ‘현인갤러리’ 김형무(65)관장 이다.
그를 11일 만났다.
그는 "1967년부터 제주와 여러 가지 인연이 있었다. 그때부터 저는 '제주'에 심취해 살았다"며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사업을 하면서 취미삼아 화랑을 했다. 그러다 '노후'등을 위해 갤러리를 차리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1971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화랑 예술의 집'으로 출발한 현인갤러리는 1977년 '화랑 한솔'이란 이름으로 바꾼 후 다시 문을 열었다.
10년 뒤인 1981년. 그는 '화랑 한솔' 제주 지점을 냈다.
그는 "1985년 제주로 완전히 이주하기 전까지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갤러리를 운영했다"며 "제주로 완전히 이주한 뒤 1988년 주식회사 아트 한솔을 설립하고 제주KAL호텔과 제주그랜드호텔, 제주국제공항 등에서 '갤러리 한솔'이란 이름으로 명백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그 후 2007년 10월 노형동에서 서사라로 자리를 옮긴후 이름을 '현인 갤러리'로 바꿨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은 전시로 현대동양화 6대가전, 고(故)변시지 화백 초대전 등을 꼽았다.
그는 "현대동양화 6대가전은 제주지점을 연 후 처음으로 연 전시라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변시지 화백 초대전은 두세 번 열었다. 변 화백 초대전은 어느 지역에서든 만나기 어려운 전시회였다"고 술회했다.
그에게 '현인갤러리'만의 매력을 물었다.
그는 "현인갤러리는 오로지 기획전과 초대전만 진행한다. 대관은 원칙적으로 안한다"며 "기획전과 초대전을 할 때도 저만의 엄격한 잣대로 작가를 선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시회를 많이 볼수록 안목을 넓힐 수 있다. 시간을 투자하고 전시를 보러 오는데 관람객들에게 가능한 좋은 전시를 선보여야 한다"며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작품을 사고 안사고가 문제가 아니라, 작품을 보고 보람을 느끼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전시, 쉽게 초대할 수 없는 도외 작가들을 많이 초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들의 초대전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전'과 '초대전'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개인전은 대관해서 모든 전시를 화가 자신이 하고, 작품도 자신이 팔고 한다"며 "초대전은 갤러리에서 작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므로 모든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40여 년간 많은 작품을 소장해왔다. 때문에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며 "학예사도 따로 없기 때문에 인건비 등도 절약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작품이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 노후를 즐기면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노하우가 없이는 운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제주는 국제자유도시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려면 '문화'도 중요하다"며 "제주에 문화의 꽃이 핀다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도 최고의 기획전을 선사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갤러리 운영시간은 월~금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토~일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주소= 제주도 제주시 서사로 43. 인터넷 홈페이지= www.hyuninngallery.com
문의)064-747-1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