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경제’-김관후
‘올레길 경제’-김관후
  • 제주매일
  • 승인 201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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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행태가 과녁을 너무 잘못 잡고 있다. 하는 일마다 헛소리이다. 지금만이 아니다. 지금은 너무 심하고, 과거부터 그랬다. 도지사는 외자유치만 강조하고, 하나가 성사되면 언론을 누비게 만든다.

도지사의 ‘4·3폭도’ 발언도 그렇지만, 하는 일마다 성에 차는 것이 하나도 없다. 요즘은 언론의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공무원들도 그저 그렇다. 그들이야 위에서 하라고 하는 ‘영혼 없는 존재’가 아닌가?

공무원이 잘못된 기획이 지역을 멍들게 하고, 그것이 도민이 삶을 피폐하게 하는 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공무원은 퇴직을 하더라도 퇴직금이 나오고 연금까지 나오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렇지만 1991년에 시작했던 ‘제주도개발특별법’이 제주를 살렸는가? 돈 많은 기업들만 배가 부르게 하는 것은 아닌가?

제주 개발의 모형은 ‘제주도개발특별법’이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종합적인 개발과 보존 및 구체적인 사업 시행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법은 1991년 12월 ‘제주도개발특별법’으로 제정된 이후 여러 명칭으로 바뀌어오다가, 2007년 지금의 이름‘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으로 변경되었다.

제주도민이 주체가 되어 향토 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자연 및 자원을 보호하며, 농업·임업·축산업·수산업 등 산업을 보호·육성하여 쾌적한 생활환경과 관광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지금 도민들은 제주도의 ‘헛집기’에 고개를 흔든다.

그러데 경향신문의 [우석훈·선대인의 맨발의 경제학]에서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의 글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는 지금까지 ‘맨발의 경제학’을 연재하면서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주로 짚었다면, 이제는 희망의 단초의 첫 케이스로 제주 올레길을 잡았다. 바로 ‘올레길 경제’가 바로 그의 대안이다.

선대인이 추구하는 ‘올레길 경제’란 대체 무엇인가? 그는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으며, ‘제주도의 재발견’을 몸소 체험하였다고 했다. 올레길은 돈들이 밑바닥 서민가계 사이에서 돌도록 해준다. 2010년 제주올레의 생산유발효과는 2528억원이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오는 데는 여전히 재벌계 항공사를 이용하고, 금호그룹이 운영하는 금호렌터카를 빌려 타고, 다음은 롯데호텔이나 호텔신라, 하얏트 등 대기업의 돈벌이를 시켜주었다. 골프 여행객들 경우엔 대기업 돈벌이를 시켜주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

그렇지만 제주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단돈 5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올레 코스를 따라 걷다가 가까운 동네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을 수 있다. 길을 걷다가 생수나 아이스크림을 길가의 슈퍼나 구멍가게에서 사먹을 수 있다. 잠도 올레길 근처의 민박이나 펜션에서 잘 수 있다. 잠들기 전에 동네 근처나 서귀포 시내의 호프집에서 회포를 풀 수 있다. 결국 올레길 여행에서 쓴 돈이 돌아간 곳은 평범한 서민들이다.

지금까지 제주도를 발전 전략은 2003년 발표된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다. 세계를 포용하는 국제교류도시, 경제를 선도하는 청정산업도시 등 여러 슬로건을 내걸며 거창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거액의 재정을 투입해 각종 관광지와 레저스포츠 시설을 만드는 부동산개발사업으로 귀결된 경우가 많았다. 결국 골프공화국이 되고 말았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파리를 날리며 매년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쌓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 돈으로 그 시설을 지은 재벌계 건설업체에 좋은 일만 시켜준 셈이다. 설사 그런 식의 대규모 리조트나 시설을 지었다고 해도 결국 혜택을 보는 것은 주로 대기업이었을 것이다.

김관후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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