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에 장마가 시작됐지만 일부 지역은 전년에 비해 턱없이 적은 비가 내리는 등 ‘이상한 장마’가 지속되면서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9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8일까지 강수량은 제주시 134.1㎜, 서귀포시 85.1㎜, 성산 129.3㎜, 고산 94.4㎜ 등을 기록했다.
제주시 지역은 전년(135.7㎜)과 비슷한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다른 지역은 전년에 비해 34~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비가 적게 내리면서 참깨나 콩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애월읍에서 콩을 재배하고 있는 김모(54)씨는 “아직은 괜찮은 편이지만 몇일 더 비가 내리지 않으면 콩 생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며 “빨리 적당한 비가 내려야 작물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시 지역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전체적으로 비슷한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비가 장마 초반에 몰아서 내리고 다른 날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이른바 ‘반짝 장마’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시 지역은 지난달 19일과 20일 각각 13.3㎜와 29.1㎜의 비가 내렸다.
이후 지난달 25일과 26일 33.6㎜와 36.6㎜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 기간 내린 비가 장마기간 동안 내린 강수량의 84%(112.6㎜)를 차지, 장마 시작 초기에만 반짝 비가 내리고 이후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고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열대야 현상이 발생, 3일간 지속됐고 지난 8일에도 열대야가 관측됐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7월 5일에 첫 열대야가 발생했지만 올해는 3일 처음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며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열대야 첫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발생 일수 및 연속 발생 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번 주말(14일) 제주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