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농민들이 월동채소를 타지방에 수송하지 못해 경제적 손실이 크다. 대한항공이 비수기인 겨울철 중대형 항공기 운항을 대폭 제한하고 있어서 그렇다.
제주도는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 8일 태스크포스팀(T/F팀) 회의까지 열었으나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거론된 대책이라야 전용항공기 임차, 대형항공기 투입에 따른 손실 보전, 가락시장 경매시간 오후 6시에서 밤10시 연장, 대한항공이 요청 중인 지하수 1일 20t 증량과 겨울철 중대형 항공기 투입 빅딜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모두 현실적으로 문제가 없지 않다. 항공기 임차나 손실 보전은 비용과다로, 지하수와 항공기 투입 빅딜은 공수(公水)의 사익(私益) 추구와 도민 정서상의 문제로 채택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다만 가락시장 경매시간 연장에 대해 도당국자는 “시장관계자가 불가 입장을 밝혀 왔다”는 것이고, 도의회의 한 의원은 “경매시간 조정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동 현장 확인이 필요한 사항인데 만약 시간 조정이 가능하다면 현재로서는 이것이 최선책은 아니더라도 차선책은 된다.
아마 가락시장 경매시간 조정에 실패할 경우는 지하수와 중대형기 운항 빅딜로 기울어질 개연성이 높다. 도 당국이 그것을 노골적으로 선호하고 있고, 일부 도의원들과 농민 단체들이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로서는 일단 검토해볼 가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 같다. 대한항공이 지하수 하루 20t 증산만으로 10년이든 20년이든 비수기인 겨울철에 대형 항공기를 책임지고 운항한다는 보장이 없다. 몇 년이 지나면 월동기 농산물 수송을 조건으로 1일 100t을 더 요구할는지 1000t을 더 요구할는지는 대한항공 외에 아무도 모를 일이다.
월동채소 수송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투자했고 창설을 주도했던 제주항공과의 제휴를 검토해 볼만하다. 대한항공 대형기를 임차하거나 손실액을 보전 하는 것 보다는 그 비용에 예산을 더 보태 추가증자해 주고 제주항공으로 하여금 대형기를 도입, 취항토록 하는 것이다. 제주도가 불필요한 사업예산을 줄이면 결코 불가능 하지 않다고 본다. 제주항공에 증자하는 일은 예산이 들어간 것만큼 도민 재산도 불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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