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형님처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

장신(192cm)에 강속구를 뿌리는 임지섭은 ‘최고의 신인’을 뽑는 드래프트 1라운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LG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야구명문 용마고(마산)에서 지난해 제주고로 전학 온 임지섭은 ‘좌완 파이어볼러(150km 전후의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투수)’다.
지난해 부진을 겪던 임지섭은 성낙수 감독의 지도를 받기 위해 제주고로의 전학을 결정한다.
임지섭은 제주고 전학 이유에 대해 “사실 (용마고 에선)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운동에 전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제주로 전학 온 임지섭은 오로지 야구에만 전념했다. “올해 부모님 얼굴은 본 적이 없습니다. 시간이 남으면 운동만 했습니다”
제주고 전학 이후 임지섭의 실력도 부쩍 늘었다.
특히 올해 황금사자기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임지섭은 친정팀 용마고를 상대로 8타자 연속 탈삼진(6이닝 12K)을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 좌완 파이어볼러의 등장을 전국 무대에 알렸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제구력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임지섭은 올해 등판한 9경기 중 6경기에서 3볼넷 이하만 내주며 비교적 준수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LG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프로야구 판도를 뒤흔들 ‘최대어’를 낚은 샘이다.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의 강속구 투수. 키가 큰 임지섭은 높은 곳에서 내리꽂는 볼의 각도 또한 일품이다. 여기에 수준급의 커브와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체인지업도 사용할 줄 아는 선수다.
LA다저스에서 맹활약 중인 류현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큰 체격에 비해 유연성 등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훈련 태도도 성실해 앞으로 대형 선수가 될 것 이라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칭찬에 인색한 성낙수 감독도 임지섭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성 감독은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1~2년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최고의 좌완 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섭이 프로야구 신인 선수 최고의 대우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 그에게는 남은 시즌이 있다.
임지섭은 “지금은 고교 선수이기 때문에 올 시즌을 잘 마무하는 게 중요하다”며 “내년 프로에 가서도 제주고 출신으로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간 류현진 형님처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고 싶다. 그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좌완 비율은 불과 30%. 때문에 우투수 볼에 익숙한 타자들은 여전히 좌투수가 던지는 볼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 만큼 좌완 투수의 가치는 높다. 야구변방 제주에서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마친 임지섭. 한국을 넘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배하는 ‘제주출신 임지섭’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