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개 자동제세동기 ‘어디서 뭘하나’
1000여 개 자동제세동기 ‘어디서 뭘하나’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3.0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억 들여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 등 설치
홍보부족으로 위치·사용법 모르는 시민 태반
심정지 환자 소생률 향상을 위해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가 홍보 부족과 관리 소홀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심정지 환자에 대한 소생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2010년부터 사업비 10억2000여 만 원을 들여 자동제세동기(AED)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이 박동을 멈추고, 산소공급이 중단될 때 자동으로 환자의 심장 상태를 분석, 필요에 따라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설계된 의료장비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인구 10만 명당 제주지역 심정지 환자 발생률은 73.1명으로, 전국 평균인 44.8명보다 월등히 높은 반면 심정지 환자 생존율은 2.6명으로 전국 9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기관과 다중이용시설 등에 자동제세동기 설치를 대폭 확대했다.

최근 3년간 도내에 설치된 자동제세동기는 2010년 44대, 2011년 153대, 지난해 832대로, 왠만한 기관과 시설에는 거의 설치돼 있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런데 이처럼 심정지 환자들이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자동제세동기가 정작 행정당국의 홍보 부족 등으로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8일 제주지방경찰청을 찾은 시민 박모(30)씨는 “제주경찰청에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돼 있는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았다”며 “설치만 해놓고 제대로 홍보나 관리를 하지 않는 데 당연히 시민들이 모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더구나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정확한 설치 위치나 사용법을 모르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자동제세동기가 시민들이 찾기 어려운 곳에 설치돼 있는 데다 주변에 물건 등이 적재된 곳도 있다 보니 상당한 예산을 들여 설치해 놓고도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제세동기 이용 실적은 29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자동제세동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자동제세동기가 워낙 많은 곳에 설치돼 있다 보니 사실상 관리가 힘든 상황”이라며 “때문에 자동제세동기가 설치된 곳에서 홍보나 관리에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앞으로 자동제세동기에 대한 홍보와 함께 사용법 교육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