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자치분권연구소와 제주사회연구소 ‘미러가 공동개최한 초청강연에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의 “개혁은 생존의 문제”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제주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 추진에 대하여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올인하겠다”는 답변.
짤막하면서도 다소 통속적이기는 하나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올인’이란 포커게임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자신의 칩을 모두 밀어 넣고 승부를 건다는 뜻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그려진 드라마로 더욱 유명해진 말이다. 물론 그 실천여부는 지켜봐야 검증되겠으나 자신의 능력을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렸다.
도민들이 제주도정에 바라고 싶은 점도 바로 현안과 민생안정에 대한 올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제주도정을 지켜보면서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방송에서는 좀 덜하지만 지방 일간지 지면에서는 연일 실종된 의지를 추궁하고 있다. 모두 경청하고 실행에 옮겨야할 쓴 소리들이다. 하지만 그 지적들은 한낱 우이독경(牛耳讀經)으로 비쳐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제주도정의 의지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지부족인가
잿밥에만 눈이 멀 경우에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기 십상이다. 도내 정당가 방문 등 최근 김도백의 정치적 행보는 세인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치열한 선거전에서 상대였던 진철훈씨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물망에 올랐을 때 “되면 아주 좋은 것 아니냐. 서로 보완적 관계를 할 수 있다”라고 발언해 여러 가지 해석으로 분분하기도 했다. 그 말을 전해 들으면서 고소를 금치 못했다.
서로 힘을 합쳐서 열심히 하면 잘될 것이라고 했다고도 한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백지장도 맞들어야 나은 법. 하지만 보완적 관계를 할 수 있는, 서로 힘을 합쳐서 일을 벌일만한 좋은 기회가 있었다.
올해 1월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때늦은 혁신도시건설추진위원회 출범 당시 얘기이다.
지난해 9월에 태동하여 이미 활동을 시작한 공공기관제주유치범도민위원회(위원장 진철훈)를 끌어안을 수 있어야 했다는 말이다. 관계자는 국회의원과 공공기관장, 언론사 사장단으로 구성하면서 제외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과연 그런가. 언론들은 이 답변을 사실인 양 보도하는 태도를 보였다.
51명의 명단을 들여다 봤다면 거짓임이 당장 드러났을텐데도. 방송이나 신문들은 확인절차 없이 받아 전하기에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준다. 당시에 그런 논의가 일었다면 범도민위측 전문가 한두 분, 아니 10명 이상 더 포함한다고 하여 사탄이 날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힘을 합쳐 더욱 잘되고 보완적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뒤늦은 안타까움일까.
인재키우기
우리 지역사회는 제주비전을 실행해 나가기 위하여 인재를 아무리 많이, 정성들여 잘 키워도 모자랄 판이다. 외방으로 나가서 능력을 펼치는 인재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고향 제주에서 자신의 능력을 펴면서 봉사하겠다는 인재들을 더욱 잘 키워야 하는 당위성이다.
범도민위 배제 사례는 인재 키우기 차원에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선정과정에서는 ‘정치적 배려’, ‘내년 도지사 출마포기 선언 요구’ 운운 등 흔들기가 난무했다. 지역사회 도민화합을 위해 불행한 일이다.
내년 지방선거의 판도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도지사는 물론 도지사 출마를 꿈꾸는 모든 인사들. 제주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일하겠다는 모든 분들은 제주도 현안 해결과 민생안정을 위하여 자신의 능력을 배가시켜 올인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