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똑같은 눈높이로 그들 마음에 희망 심을터"
"장애인과 똑같은 눈높이로 그들 마음에 희망 심을터"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5.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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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 회원 11명 '띠앗' 서비스팀 첫발

"엄마가 동반하는 아들의 유치원 소풍 때 혹시 아이가 부끄러워하진 않을까 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아예 소풍을 가지 않았는데 그런 속도 모른 채 '엄마가 너무했다'는 비난과 핀잔을 줄 때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던 김순애씨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쩌다가 집에 찾아온 자원봉사자가 성추행을 하더라도 무턱대고 대응했다가 일이 더 커질까 두려워 당하고만 있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소외굴레 속에 이 사회 응달진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장애인들.

여성장애인들의 고립과 문제는 대형 사건화 되고 떠들썩하게 매스컴에 오르내릴 때 잠시잠깐 가시화 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폐단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부설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소장 김경미)가 나섰다.
지난해 여성장애인들의 방문상담을 동행한 회원 11명이 정기적으로 시·군별 방문지역을 나눠 여성장애인들과의 상담을 하며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동상담 서비스팀의 이름도 지었다. 형제자매 사이에 생기는 두터운 정이란 뜻을 가진 '띠앗'.

이들 모두는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으로서 휠체어 없이는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다.
김경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 소장은 "지긋지긋해서 벗어버리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그 현실 속에서 스스로 위축되고, 살아갈 일말의 희망도 없을 때 누군가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 한마디만 해줘도 위안이 되고 살 용기가 난다"며 "회원들이 전문가는 아니지만 같은 입장에서 그들과 똑같은 눈 높이에서 그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장애인 상담은 우리가 전문인"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김 소장은 "제주도가 여성비율에 비해 여성전담상담기구가 초과됐다는 이유로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가 정부지원을 받을 수 없고 현재는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에서 사무실 임대비만 지원 받고 있는 실정이어서 교통비 지원도 어려운데 이렇게 선뜻 나서준 이동상담 서비스 봉사자들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여성장애인 이동상담서비스팀 '띠앗'은 8일 탐라장애인복지회관 2층 다목적실에서 갖은 발대식을 시작으로 전도를 순회하면 방문상담을 벌인다.
한편 지난해 3월말 현재 여성장애인은 7470명으로 제주도 전체 장애인 수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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