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무단횡단 일쑤···정류소서 담배 ‘뻑뻑’
기초질서 위반 도 넘어···경찰 단속도 한계
기초질서 위반 도 넘어···경찰 단속도 한계

진씨는 “그 날 생각만 하면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횡단보도도 없는 차도에 느닷없이 나타나면서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모(29)씨의 경우 며칠 전 제주시내 한 대형마트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매캐한 담배 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사람들이 많은 버스정류소 바로 옆에서 중국인 관광객 2명이 담배를 피웠기 때문이다.
당시 고씨는 몹시 불쾌한 표정을 지었으나 관광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담배 연기를 뿜어댔다. 고씨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다른 곳으로 움직일 수도 없어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관광객들의 기초질서 위반 행위도 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3일 오후 ‘제주의 명동’이라 불리는 제원사거리 일대.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반영이라도 하듯 곳곳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날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이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무리를 지어 무단횡단을 하는 데다 심지어는 횡단보도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차량들이 주행하고 있는 데도 망설임도 없이 길을 건너는 사례가 잇따라 목격됐다.
여기에 다른 행인들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오물을 버리는가 하면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처럼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의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빈번하자 경찰은 지난달 21일부터 이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단속 범위가 워낙 광범위한데다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몰리는 제원사거리와 중앙로 일대를 중심으로 단속과 계도를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며 “단속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도로 부근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행사 관계자와 가이드들에게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기초질서 관련 교육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