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한의사의 신분으로 제주에서 근무를 시작한지 벌써 3개월째에 접어들었다.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구좌보건지소 한방진료실에는 주로 허리, 무릎 등의 관절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평균 연령대가 높으시다 보니 특히 중풍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편이다. 그에 반해 중풍과 관련된 정보는 늘 부족한 편으로 진료를 하다보면 어르신들께서 자신의 증상을 중풍으로 오해하여 혼자 걱정 하시다가 진찰을 받으시고 난 후에야 안도 하시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중풍은 바람처럼 갑작스럽게 발병하지만 따지고 보면 만성 내과질환의 오랜 결과물로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중풍의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방세동(부정맥의 한 종류) 및 기타 심장질환 등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평소 꾸준한 약물치료와 적절한 운동, 식이조절을 통해 조절 가능하므로 자신의 주치의와 상의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면 충분한 중풍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는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반드시 금연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쉽게 체온이 상승하고 탈수가 진행되므로 심장에 무리가 가고 뇌혈류도 악화되기 쉽다. 미국 심장학회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뇌졸중 환자는 66%, 심근경색 환자는 20% 증가한다. 따라서 강한 햇볕은 피하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이온음료나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의 경우 식중독 등으로 인한 설사로도 탈수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중풍의 예방을 위해서 생각해야 할 점은 많은 반면에 중풍 발병 시 대처방안은 간단하다. ‘최대한 빨리’만 기억하시라. 중풍의 대표적인 자각 증상으로는 한쪽 팔다리 마비, 얼굴 마비, 말이 어눌한 증상, 삼킴 곤란, 두통 및 어지럼증 등이 있는데 중풍은 발병 시점부터 경과한 시간에 따라 그 치료법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몸에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날 경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자세한 진찰을 받고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주시 동부보건소 곽승혁
한방내과 전문의 / 공중보건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