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살리기-김광수
생각 살리기-김광수
  • 제주매일
  • 승인 2013.0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지방에는 6월18일부터 지루한 장마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겪어야하는 장마지만 금년에도 흐리고 비오는 날이 지속되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려면 몸과 마음이 가장 견디기 힘든 시기가 되겠다. 말하자면 어느 때 보다 건강관리에 더 힘써야 할 시기라 본다. 내가 내 건강을 잘 챙겨야 하는데 타인도 염려해 주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이 글을 쓰기 좀 전 제주시 고당센터에서 문자가 왔다. “장마철 집에서 하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건강 챙기세요.” 건강한 시민,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일이어서, 그 뜻이 고마워 가슴으로 물감처럼 번졌다. 안 그래도 어깨 통증을 비롯하여 여기저기 온 몸 쑤실 때가 있으니 병원에도 가보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서 지내는 중이다. 궂은 장마 날씨 때문에 운동하러 나다니기도 힘들어 주로 집에서 지내는 관계로 운동에 소흘하여 건강을 해친다고 관심을 피력해 준다는 것이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다.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는 이렇게 남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것이다.
 요즘은 아픔이 하도 많은 세상이다. 누구나 아플 수 있고 그래서 누구나 명심해야 할 때이다. 
 스치는 약한 바람 한 점 소리에도 예민해져야 한다. 생각 한 조각이라도 살려야 한다. 아프면 제 모습 드러나게 풀숲에 숨지 말아야 한다.
 햇살 받아 여문 열매되려고 하는 작물 같이 생각을 말끔하게 살려야 한다. 성숙하고 알찬 생각을 살려 구할 것 구하는데 도움 되게 한다. 생각에게 말을 한다. 솔직하게 지혜를 달라고 말을 한다.
 생각이 말끔히 살아야 내 아픔, 남의 아픔 이해한다. 마음속에 간직했던 생각도 표현 할 수 있다. 나와 생각은 서로에 대해 소상히 알아서 알려줄 것 더 없는 빈틈없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
 파도 타고 산 오르고 강물 건너고 쌀과 고기 살찌는 농어촌 돌아보고 대도시 돌아보자는데 동시에 그것 참 좋다, 그렇게 하자, 동의하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빈 틈 없는 사이에 가깝다.
 바람은 뙤약볕아래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고통 덜 받도록 헤아려 준다. 작물의 생육에 지장 없도록 적당히 도와주기도 한다. 서로 그렇게 생각했다면 노력한 결과는 풍요로운 가을 들판에 나타난다.
 이 저런 생각 끝에 좋게 살린 생각은 바른 행동을 이끌어 넓은 세상 속으로 떳떳이 나간다. 남에게 만족감도 제공한다. 기쁜 마음으로 즐거운 몸짓으로 아름다운 제주를 누비고 다닐 수 있다. 사회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에 앞장선다. 그럴 때는 내 몸 다 바칠 각오와 성의로 임한다. 그래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잘 전달된다. 결국 자기 생각을 어느 정도 관철시키며 더욱 제주 발전에 노력한다. 그 모습은 좋은 이웃으로 보인다. 착한 일을 하는 행동에, 소원을 성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록 지내기 힘든 장마철이지만 내 생활 관점에 대한 생각들을 현명하게 살리는 데는 모두가 끊임없이 심혈을 기울이며 생각을 살리고 있을 테니 믿음직하다. 내일의 주인공인 아이들 청소년들, 주름 가득하면서도 고난과 영광의 흔적 담긴 얼굴, 아직 비바람에 덜 깎여 단단한 얼굴들을 본다. 모두 괜찮은 얼굴이다. 마음이 생각을 잘 살려 결정한 결론이다.
    김광수 시인. 前 초등학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