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테우해변, 상설캠핑촌 전환에 발길 ‘뚝’

2일 찾은 관음사 야영장은 70여동의 텐트를 동시에 칠 수 있는 넓은 공간이지만 설치된 텐트는 단 2개에 불과할 정도로 텅 비어있었다.
지난해 7월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관음사 야영장 관리지침’이 변경돼 땔감과 숯, 모닥불 등 화기를 취급할 수 없게 되면서 이용객들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휴대용 버너 사용이 가능한 취사장이 있긴 하지만, 이 곳 또한 여름철이 되면서 몰려드는 파리떼로 인해 사실상 취사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인근에는 관음사 탐방로 주차장 정비공사가 진행되면서 한쪽에 쌓인 흙더미에서 야영장 쪽으로 끊임없이 흙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관광객 김인규씨(22.경기도 파주)는 “캠핑은 도란도란 앉아 고기도 굽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게 낙인데 …”라며 “취사장은 파리 때문에 아예 사용조차 할 수 없어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부터 유료 캠핑촌이 조성된 이호테우해변 서쪽 야영장도 사정은 별반 다를게 없었다.
이호동발전협의회는 지난해까지 무료로 이용이 가능했던 주차장 서쪽 야영장에 텐트 100여동을 설치한 뒤 상설캠핑촌인 ‘힐링캠프장’을 조성, 지난달 2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비싼데다, 설치된 텐트도 대부분 1~2인용이여서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유료운영 이후 2일 현재까지 텐트 이용객은 30여명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고작 하루에 3명꼴로 캠프장을 이용한 셈이다.
반면 유료로 전환되지 않은 인근 무료야영장은 이용객들이 넘쳐 주차장까지 내려와 텐트를 치고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캠핑애호가 박재범(40.서귀포시)씨는 “작년에 왔을 때 너무 좋아 다시 찾았는데 갑작스레 이용료를 받아 당혹스럽다”며 “무료 캠핑장은 사람이 꽉 차 이용 못하고 유료는 가격도 부담이 돼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