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미세하게 손이 떨리는 수전증을 갖고 있었던 K(26)씨은 점점 수전증이 심해져 필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일상생활의 불편을 느껴 병원을 찾게 되었고 본태성 진전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본태성 진전증이란 몸의 일부에서 떨림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보통은 40-50대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근래에는 각종 위험요인으로 인해 20대에서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태성 진전증의 절반 이상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족력이 없는 산발성 본태성 진전 또한 흔히 발견되고 있어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전이 나타나는 부위 또한 다양한데 K씨처럼 수전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발이나 머리, 턱, 목소리 등에서도 떨림이 나타납니다.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사례도 드뭅니다. 긴장하거나 집중할 때는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으며, 증상 완화는 가능하지만 평생을 가지고 가야하는 질환입니다. 중증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있어 큰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최대한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손이나 머리를 떠는 증상은 파킨슨병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뇌졸중 등 중증 질환의 증상 중 하나이기도 하고 기관지 확장제나 카페인 성분 제재, 우울증 치료제 등의 복용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전증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거나 심해졌다면 단순한 진전증이라고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진전증은 하루 이틀의 휴식을 취하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휴식을 취해도 진전증세가 심해진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친 후에 신경안정제나 항경련제,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약물로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게 되면 보툴리눔 독소(보톡스)를 주사하여 진전증세를 경감시킬 수 있는데 효과가 2-4개월 정도 지속되므로 반복적으로 주사하여야 합니다. 만약 장기간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진전증세가 심해 일상생활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본태성 진전증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증상이 심하면 일상생활에 불편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적응하는데 장애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전 증세가 심해졌을 때는 바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진행하여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진전 증상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평생을 앓더라도 충분히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신경과 전문의 권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