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다·놀다, 그리고 뛰노다"
"쉬다·놀다, 그리고 뛰노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3.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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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저지예술인마을에는 예술을 하는 작가들이 옹기종기 살고 있다.

마을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다 보면 아기자기한 갤러리가 눈에 띈다.

갤러리의 하얀 외관과 빨간 명패가 파란 잔디밭과 어우러져 있다.

▲ 김은중 관장.
갤러리 노리(관장 김은중)를 두고 하는 얘기다.

김은중 관장(51)을 27일 갤러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갤러리 노리는 '놀다'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놀이'를 소리나는 데로 쓰면 '노리'가 된다.

그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면서 재충전 하라는 바람에서 '갤러리 노리'라고 지었다"고 소개했다.

갤러리 노리가 개관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 이명복씨 덕분이라고 그는 알려줬다.

그는 "이명복씨는 화가다. 2009년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에 왔다가 완전히 매료됐다"면서 "제주행을 결심한 남편은 갤러리를 열기위해 장소를 여러군데 물색했다. 하지만 제일처음 왔던 이곳이 제격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남편이 먼저 제주로 이주해 2010년 12월 갤러리를 개관했다"며 "저는 서울생활을 정리한 후 제주로 왔다. 그 후 자연스레 제가 관장을 맡게 됐다"고 알려줬다.

갤러리 노리는 개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말전(展)'을 열고 있다.

하고많은 전시 중 '말전'을 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노리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전'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던 찰나에 푸른 초원에서 뛰노는 말이 떠올랐다. 또한 '제주'하면 말(馬)아닌가.

문득 떠올린 '말'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전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매년 5월 열리는 '말전'에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과 초등학생들의 그림이 전시된다.

그동안 한림초, 금악초, 저청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전을 열었다.

전시에는 '말 그림'이 전부지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특별하다.

갤러리 노리만의 매력은 또 있다.

제주에서는 보기 힘든 작가들과 도내에서 활동하는 신진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 것이다.

그는 "1년에 10~12번 정도 기획전을 연다"며 "언제든 갤러리를 와도 전시가 항상 준비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지난해 2월 열렸던 한용진 작가의 조각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는 원로 1세대 조각가다. 정말 인간적이고 따뜻했던 전시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로서는 전시회를 개최하게 돼 굉장히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내년부터 도내 작가들을 대상으로 '젊은 작가전'을 하고 싶다"며 "또한 갤러리가 전시 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갤러리를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주민들의 격려가 큰힘이 된다"며 "갤러리가 계속 운영될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고 계신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갤러리가 먼 곳에 있지만 항상 찾아와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문화를 자기생활과 '별개'가 아닌 '한 부분'처럼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갤러리는 매주 수요일 휴관한다.

하지만 휴관날에도 관람객들이 찾아온다면 문을 열어준다. 결국 일년내내 문을 여는 셈이다.

갤러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월림리 115-72번지. 우편번호는 695-931.

문의)064-772-1600.

▲ 갤러리 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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