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어 카드택시 탔더니 결제 거부
다음달 요금은 오르는데 승차거부 등 서비스는 떨어져
올 불편 신고 170건···도, “개선 위해 친절교육 강화”
2013-06-24 김동은 기자
주부 진모(35·여)씨는 최근 제주시 도남동에서 중앙로 지하상가에 가기 위해 두 살배기 딸과 함께 택시를 탔다.
평소 같으면 집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탔겠지만, 갑자기 비가 내린 데다 날씨까지 추워져 혹시라도 딸이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택시를 잡았다. 하지만 잠시 후 택시기사가 내려준 곳은 다름 아닌 동문로터리 인근이었다.
진씨는 비가 많이 와 목적지까지 가달라고 요구했으나 택시기사는 대뜸 “차가 많이 밀려 갈 수 없으니 여기서 내려 걸어가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진씨는 어쩔 수 없이 택시에서 내린 뒤 딸 아이를 안고 목적지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박모(25·여)씨 역시 얼마 전 택시를 탔다가 기분만 상했다. 당시 현금이 없어 ‘카드택시’라는 스티커가 붙은 택시를 탔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택시기사가 카드기가 고장났다며 카드결제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약속 시간이 늦은 탓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택시비를 대신 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다음달부터 인상되는 가운데 택시 불편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요금 인상과 비례하는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택시 불편 신고는 모두 271건으로, 유형별로는 택시기사 불친절이 98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승차거부 71건, 부당요금징수 34건, 중도하차 27건, 부제운행 23건, 미터기 미사용 7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170건이나 접수되면서 택시 불편 신고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택시 불편 신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다음달부터 기본요금이 4년 만에 차종별로 300~600원 씩 오르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서비스 개선은 없이 요금만 인상된다는 생각에서다.
직장인 김모(32)씨는 “매일 같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는 데 일부 기사들은 난폭운전은 물론 운행 중에 전화 통화를 하기도 한다”면서 “다음달부터 요금이 오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도 아니”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택시 불편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민원인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확인한 후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며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 친절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1일부터 소형택시는 현행 1900원에서 2200원으로, 중형택시는 2200원에서 2800원으로, 대형택시는 3300원에서 3800원으로 각각 요금이 인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