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한국..8년만에 본선가는 이란에 들러리
아시아최종예선 0-1패...뒷맛 찜찜한 본선행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9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후반 15분 레자 구찬네자드에게 결승골을 헌납 0-1로 패배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0-1로 패배 이후 두번째 패배로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이란을 상대로 2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결국 한국(4승 2무 2패, 승점 14( 골득실 +6))은 가장 원하지 않았던 시나리오 대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받아들게 됐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이란(승점 16점)에게 조 1위자리를 내줘 간신히 조 2위자리를 지켰다.
비슷한 시간 카타르를 5-1로 제압한 우즈베키스탄(승점 14, 골득실 +5)에 골득실(+1)에 앞서며 조 2위를 확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6번째 월드컵 8회연속 본선진출이라는 축제의 날 이었지만 찜찜한 뒷맛은 감출 수 없었다.
한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내리 본선진출에 성공, 브라질(20회, 2014년 대회 자동 진출 포함),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세계 6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인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은 전방에 김신욱과 이동국을 좌우 날개에 손흥민과 지동원을 선발 출전시켰다. 장신의 공격수를 이용한 득점을 노리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복안이었다.
전반전은 사실상 한국의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란의 계획된 작전이었을까 한국의 압박에 이란은 움츠린 채 한국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한듯 보였다. 별다른 슈팅도 없었다.
이란의 그물수비에 한국역시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좌우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김신욱과 이동국의 머리를 맞추는데는 성공했지만 연결 동작에서 번번히 공격이 끈기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21분 이동국이 문전에서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손흥민이 쇄도하며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전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이란의 골문 앞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란의 수비벽은 뚫지 못했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감한 한국은 후반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여전히 장신의 공격수를 이용한 공중볼이 이란의 문전 앞으로 날아들었고 한국의 공격수들은 이를 적절히 이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단조로운 공격이이란의 수비수들에게 끈기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기도 했다.
계속된 공격실패에 이은 단 한번의 실수가 한국의 패배의 길로 안내했다. 후반 15분 수비수 김영권이 볼 트래핑을 실수하자 이란의 레자 구찬네자드가 이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 차례 득점기회를 놓친 한국의 공격수들은 먼발치에서 상대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만회골이 필요한 한국은 지동원과 손흥민 빼고 이근호, 김보경을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더이상의 득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8년만에 본선행 티겟을 거머줜 이란 선수들은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선수들과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국국기를 들고 운동장을 돌며 본선 진출을 자축했다.
한국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고 경기장을 가득메웠던 4만여 축구팬들은 씁쓸함을 뒷맛을 남긴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