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매(박원철)
치매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이다. 여기서 인지 기능이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및 추상적 사고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을 가르키는 것으로 각 인지기능은 특정 “뇌” 부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는 현재 스마트폰 등 최신 디지털 정보통신기기 없이는 하루도 살수 없을만큼 정보화시대에 살고 있다. 무언가를 기억하는 데 자신의 두뇌가 아니라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대신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어떤 문서나 글을 기억하는 일은 컴퓨터에게 떠넘겼으며, 목적지까지 가는 경로를 기억하는 것은 네비게이션에 의존한다. 노래를 부를때는 노래방 기기의 도움 없이는 가사를 외울 수 없으며, 중요한 약속이나 회의 일정은 PDA가 챙겨줘야 하고 가족 전화번호외에는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스스로의 뇌를 사용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된 현대인들에게 기억력 감퇴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기기로 인한 치매 현상, 즉 디지털 치매증후군이다. 디지털 치매증후군은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치매증후군은 단순히 기억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뇌의 손상으로 인한 일반 치매와는 다르기 때문에 병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증상 완화나 치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단순 계산이나 퍼즐, 규칙적인 운동으로 뇌를 활성화시켜 디지털 치매증후군의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직접 손으로 쓰고 입으로 암기하기, 전화번호외우기, 일기 및 가계부 직접쓰기, 종이 메모하기 등을 통하여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으로 뇌를 활성화 시키며 너무 기기에 의존하지 않고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느리게 사는 생활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디지털 치매증후군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정보정책과 정보통신당당 사무관 박원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