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수사력, 여기가 한계인가
제주도 지정기념물인 관음사 왕벚나무가 제초제 투입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발생 한 달이 지나도록 좀처럼 용의자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은 발생 초기부터 인적이 드문 산중에서 발생한 데다 목격자와 제보자가 없어 범행을 파 해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출발했다.
아니나 다를까 현재까지 나타난 상황만을 놓고 볼 대 경찰 수사는 말 그래도 난관을 만나 사건 자체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섣부른 추측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2006년 당시 제주대학교 입구에 심어져 있던 이른바 ‘제주대 외솔나무’ 훼손사건에서도 범인을 잡지 못한 전력이 있다.
시민들은 이입 기회에 경찰이 꼭 범인을 붙잡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최첨단 각종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예전 일반 시민들이 예상하기조차 어려운 많은 범죄정보 등을 가진 경찰이 이 사건마저 처리 안 된 사건으로 남긴다면 이는 분명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일반의 신뢰에 반할 수밖에 없다.
각종 개발사업의 후유증으로 제주의 천연생태계 곳곳에 생채기가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나무 한두 그루를 훼손시켰다는 행위에 앞서 사리사욕을 위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짓밟은 엄중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범인 검거에 경찰이 마지막까지 손을 놓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경찰 수사팀은 내부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기대는 경찰이 느끼는 내부의 어려움을 뛰어넘는 경찰 전체의 수사력에 대한 신뢰로 직결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경찰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