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 버려진 폐그물 등 야생동물 위협
2013-06-17 김지석 기자
지난 15일 오전 10시30분께 서귀포시 한라산 돈내코 등산로 입구.
한라산에서 내려오던 시민 박모(50)씨는 등산로 입구 옆 공동묘지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노루를 발견했다.
이상하게 여긴 박씨는 노루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살펴봤다.
노루는 흙더미를 덮고 있던 폐그물에 노루 뿔이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발버둥 치고 있었던 것.
박씨는 노루를 구하기 위해 다가가려고 노력했지만 노루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노루는 다가오는 박씨가 구해주려고 그러는 줄 모른 채 다가가면 달아나고 다가가면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특히 노루는 구조의 손길이 다가올 때마다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달아나기를 몇 차례나 되풀이했다.
결국 박씨는 한라산국립공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한라산국립공원 직원들과 함께 노루를 구조해 한라산으로 돌려보냈다.
박씨는 “등산로에 노루가 폐그물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야산 등에 버려져 있는 폐그물 등을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이런 것들이 야생동물들을 위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17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폐그물이나 밧줄 등에 걸리거나 다쳤다가 구조된 야생동물은 지난달 현재 227마리이며, 이달 들어서도 30여 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야생동물들이 행정당국과 지역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버려진 그물과 밧줄 등에 야생동물들이 걸려 죽거나 신음하는 채로 발견되는 일이 잦다”며 “덫과 올무는 물론 야생동물들을 위협할 수 있는 폐그물과 밧줄 등도 수거하고 있지만 수거에 어려움이 많아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