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함으로 마음 다진
구직자들엔 짧은 하루
아쉬움 남긴 ‘2013 도민행복 일자리 박람회’ 현장
면접자세·말하기 기법 지도 등 취업 카운슬링 코너 호응
은행·대형 IT기업 - 중소기업 ‘부익부 빈익빈’ 현상 여전
2013-06-17 김동은 기자
구직자들의 얼굴에선 반드시 취업을 하겠다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면접부스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에선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말 한마디로 당락이 좌우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중을 기해 대답했다.
제주도 주최로 1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제주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2013 도민행복 일자리 박람회’ 현장.
이번 박람회는 구직자들의 취업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지원하기 위해 참가기업을 지난해 34개에서 올해 78개로 대폭 늘렸다. 이를 위해 제주상공회의소, 중소기업진흥공단, 장애인고용공단, 희망리본본부, 사회적기업협의회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현장 채용 면접을 위한 상담부스에는 50개의 기업이, 나머지 28개 기업은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간접채용 형태로 각각 참여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입사서류 클리닉, 면접자세 및 말하기 기법 지도, 메이크업 및 헤어 등 취업 카운슬링 코너를 비롯해 사회적기업 제품 한마당 행사도 열려 구직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박람회장에는 최근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이라도 하듯 취업준비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 중인 천민경(25·여)씨는 “취업도 잘 되지 않고 이력서를 넣어도 잘 붙지 않아서 고민하던 차에 일자리 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오게 됐다”며 “평소 관심 있던 IT기업 부스에서 면접을 봤는 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도 만날 수 있었다. 고영실(40·여)씨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데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움울 겪다 보니 구직활동에 나서게 됐다”면서 “면접을 본 회사가 집에서 가까운 데다 근무 시간대도 괜찮은 것 같아 2차 면접을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은행과 대형 IT기업 등과는 달리 중소기업 부스에는 인사담당자만 덜렁 앉아 있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했다.
한 도내 IT기업 인사담당자는 “다른 IT기업보다 좋은 조건을 내걸어도 직원을 뽑기 어렵다”며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엔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박람회장에는 청년층 구직자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경력단절여성, 중·고령자 등 취업애로 계층의 발길도 이어졌다.
하지만 구직자 면접 소요시간을 감안할 경우 박람회 개최 시간이 생각보다 짧아 구직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면서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