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혈액의 조직 그리고 청렴(강창욱)

2013-06-05     제주매일


   돈은 모든 조직의 생명을 위한 혈액이다. 빈혈환자가 쓰러지듯이 돈이 궁한 조직은 제 기능을 못한 채 시들해지고 만다. 건강하지 않은 혈액이 몸을 망가뜨리듯 부정한 돈은 조직을 병들게 한다. 충분하고 건강한 돈은 조직의 생명을 위한 필요조건인 셈이다.

한편, 혈액순환이 생명의 건강을 좌우하듯 돈의 흐름은 지속가능한 조직발전의 결정요인이다. 혈액이 막히면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뇌경색으로 쓰러지듯이 돈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으면 조직은 스스로 내분을 일으키거나 성과부족으로 반드시 탈이 나게 되어 있다고 본다. 돈이라는 이미지가 공정성을 강조하는 시장경제와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굽은 곳을 바르게 펴서 올곧게 하여 다시는 굽어지지 않게 하고, 막힌 곳을 시원하게 소통시켜야 한다. 바로 클린(Clean)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책무가 있다. 투명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돈의 흐름은 조직의 생명을 지키는 충분조건이라 하겠다. 문제의 핵심은 돈의 공급량일 것이며, 우선은 재원확보와 요건 충족 등이 청렴과도 깊은 연관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장기화된 만성빈혈 증세는 모든 것을 무력화 할 수 있다고 본다.

공직사회 도덕 불감증, 공직사회는 자신도 모르게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잘못된 관습 등 이는 자칫 타성에 젖은 채 오늘도 공직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수 있다. 겨울에 여름옷을 입을 수 없듯이 시대에 맞는 신사고(新思考)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20세기에 태어나서 21세기를 살고 있다. 20세기식 사고와 가치관에 안주해서는 자아의 발전은 물론 국가와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없다. 현실에 안주한 채 나쁜 관행을 버리지 못하면 진보할 수 없으며, 지난날 묵인되던 관행이 지금은 범죄가 되는 세상이다. 그리고 혼자만 청렴(淸廉)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클린 해야 미래가 있다. 박제(剝製)된 틀과 낡은 사고를 버리고 구각(舊殼)을 깨고 건강한 조직문화에 향도(嚮導)가 돼야 하겠다. 의무와 책임이 바로 행해질 때 권리를 찾을 수 있으라 본다.

어쨌든 공직사회에서 좀처럼 꺼내고 싶지 않은 치부를 스스럼없이 고백하고 타파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 투명하고 진취적인 사고의 출발선상이 되어야 하며, 더불어 역동적인 변화와 혁신 속에 도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직문화를 꽃피울 수 있고, 살아있는 건강한 조직, 튼튼한 제주, 행복한 제주가 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노동조합 강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