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소방도가 이 정도면 알만 하다
2013-05-26 제주매일
제주소방서는 지난해 11월부터 긴급차량 통행로 확보가 어려운 대표적인 교통 취약지역들을 선정, ‘모범소방도로’로 시범 운영해 오고 있다. 제주시청 부근 학사로 일대 광양8길 등 네 곳과, 삼성초등학교 주변 서광 29길 등 다섯 곳이 그곳이다.
이 도로들은 폭이 좁은 골목길인데다 상가와 주택이 밀집된 지역들이다. 거기에다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도로 양면을 매우고 있어 유사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에 가까운 곳들이다.
제주소방서는 이 골목길들을 모범소방도로로 지정하면서 우선 자치경찰단과 함께 소방차 진입로 확보를 위한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민-관협의체도 구성했다.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그 후가 문제였다. 사업시행 5개월이 지났으나 관계 당국의 홍보 미흡과 무관심으로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기껏해야 현수막 몇 개를 내 거는 게 전부인 홍보와, 느슨해진 주정차 단속으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말로만 모범소방도로지 불법주정차는 여전하다. 만약 화재라도 일어난다면 모범소방도로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일반 행정기관도 아닌, 직접 소방서가 지정, 운영하고 있는 모범소방도로가 이러할 진데 일반 소방도로의 현 주소가 어떠한 지는 물으나 마나 아닌가. 앞으로 대형 화재라도 발생한다면 큰일이다. 사실 소방도로 문제는 소방서만 알아서 할 일이 아니다. 행정기관-경찰-주민이 모두 협조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