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기쁨 잊은 '근심의 마늘밭'

전국 생산량↑·중국산 마늘 호조에 가격하락 우려
수매단가 마지노선 2500원 무너질수도

2013-05-21     허성찬 기자

 

“상품성은 좋은데 가격이 제대로 나올지 걱정이네요…”

21일 찾은 대정과 고산지역 마늘밭. 이번주부터 서부지역 마늘 재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밭마다 손길이 분주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육지부에 마늘 저장물량이 많은데다, 중국산 마늘도 작황이 호조여서 마늘값 폭락은 불 보듯 뻔하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농민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도내 전체 마늘재배면적은 2932㏊로 전년 2947㏊에 비해 0.5% 줄어들었고, 생산예상량도 4만3114t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생육기인 2~4월 기온과 일조량 등 기상여건이 좋아 통마늘의 씨알도 굵고 상품성도 뛰어나 재배면적이 줄었어도 생산량이 초과될 것으로 농민과 농협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계약재배 단가가 지난해와 동일한 ㎏당 2600원으로 책정되면서 계약재배 농가들은 한숨을 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당 수매단가가 3200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설마하는 마음에 계약재배를 신청하지 않은 농가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정에서 마늘농사를 하는 이모씨(62.여)는 “최근 여기저기서 마늘값이 폭락할 거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며 “계약재배 신청을 안했는데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산 농민 최모씨(54)도 “최악의 경우 수매가격이 2600선도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걱정이라도 덜게 하루 빨리 마늘수매단가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역농협 관계자들도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수의 농협관계자들은 “육지부에 저장마늘이 많은데다, 전국적으로 마늘생산량이 10% 정도 늘 전망”이라며 “중국산 마늘도 작황이 좋아 마늘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들은 “수매단가가 결정돼봐야 알겠지만 3000원선은 사실상 힘들고, 2600원 선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