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적절한 상황대처 계기됐어요”
해경 3002함 동행취재
제주해경청, 전국 첫 ‘체험형 안전교육’ 어민들 호응
2013-05-16 김동은 기자
3000t급 경비함정 갑판에 서 있는 140여 명의 선장과 기관장들이 해양경찰 교관의 설명에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해양사고 발생 시 어민들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교육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됐다. 게다가 매섭게 불어대는 강풍으로 실제 바다에서의 환경이 연출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청장 송나택)은 16일 제주도와 제주업정보통신국 공동주관으로 제주항 7부두 3002함 항공갑판에서 체험형 어민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대규모 체험형 어민 안전교육이 실시되기는 전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교육은 어민들이 해경의 숙련된 훈련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 어선 침몰·좌초·화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판단과 함께 초동조치 능력을 기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기존의 이론교육 방식에서 탈피해 현장체험과 실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이론교육이 실시된 뒤 오후 1시부터 본격적인 체험교육이 진행됐다. 먼저 해상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대비한 인명·항공기구조법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어민들 앞에 나선 이흥병(56·2003대륙호)씨는 처음엔 머쓱해하면서도 교관이 알려준 구조법을 이내 잘 따라했다.
이와 함께 어민들은 응급환자 발생 시 헬기구조에 응하는 법과 구명동의 착용법, 구명환·구명볼을 이용한 익수자 구조법을 배웠다.
이날 교육을 받은 김태봉(57·2009대륙호)씨는 “이런 어민 안전교육이 진작에 이뤄졌어야 했다”면서 “이번 교육으로 해양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용한(53·삼다호)씨도 “이번을 계기로 어민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형 안전교육이 보다 확대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배운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선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해경청은 이번 교육을 통해 해양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나택 청장은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취약해역과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예방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정책을 실시해 안전한 제주바다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3년간 제주해역에서 발생한 선박사고는 2010년 198척, 2011년 162척, 지난해 221척 등 모두 581척으로, 이 기간 동안 4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