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희종 도 감사위원, 땡볕에 1인 침묵시위 벌인 사연은

"감사위원으로써 부끄럽다"

2013-05-14     박수진 기자

현직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이 1인 침묵시위를 벌이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제3기 감사위원으로 위촉된 진희종 감사위원(55)의 이야기다.

그는 14일 오전 11시 30분께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검은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채 1인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에 앞에 놓여있는 작은 상자에는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입니다. 도 개발공사 감사결과 처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지난 13일 도 감사위원회는 제주도개발공사의 감사를 마무리 한 후, 감사결과에 따른 처분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진 위원은 적절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것이라 생각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진 위원은 감사위원 이기 때문에 처분 내용은 밝힐수 없다.

진 위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근본적인 감사위원회의 역할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진 위원은 "힘있는 사람에게는 덜 징계를 내리는 것이 말이 되냐"며 "감사위원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진 위원은 "감사결과를 보면 다른사람이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사항들이 있다"며 "개발공사 같은 경우 제주도 다음으로 큰 곳이다. 도외반출 사건만 해도 어마어마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진 위원은 "감사위에 감사를 살살 해달라고 청탁이 들어온다"며 "저에게도 마찬가지다. 감사위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 위원은 "지난해 제주도는 청렴도 꼴등을 했다. 이유가 왜 겠냐"며 "시위는 내일(15)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제3기 감사위원은 진 위원을 비롯 이기승 전 연합뉴스 편집부국장, 김제익 전 한림농협 상무, 오영기 전 서귀포경찰서장, 양팔진 전 제주도 환경건설국장, 고운수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 6명이다.

이어 지난 13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개발공사 감사처분은 전체 위원 7명 중 오모 위원을 제외한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조건은 과반수다.

감사위는 제주도개발공사 감사처분 결과를 다음주쯤 공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