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인명구조함 관리소홀로 ‘무용지물’
자물쇠로 잠겨있거나 구조장비 도난 당해
관리주체 제각각 통합관리 이뤄지지 않아
2013-05-13 김동은 기자
2000년부터 행정시와 해양경찰, 소방서는 물놀이 사고 등 각종 수난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간이 인명구조함을 설치해 관리해 오고 있다. 또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도 2011년부터 물놀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저수지에 간이 인명구조함을 설치하고 있다.
간이 인명구조함 내에는 구명튜브를 비롯해 구명조끼, 로프 등이 들어있으며, 잠금장치가 따로 없어 수난사고 발생 시 누구나 손쉽게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제주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현재 관내 수난사고 위험지역과 저수지 등에 설치된 간이 인명구조함은 모두 200여 개다.
그런데 간이 인명구조함이 자물쇠로 잠겨있거나 구조함 내 구조장비가 도난을 당하다 보니 수난사고 발생 시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3일 오전 제주시 애조로 인근 광령저수지.
저수지에 있는 간이 인명구조함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었다. 이러다 보니 신속한 인명 구조를 위해 설치된 간이 인명구조함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시민 강모(29)씨는 “저수지에 있는 간이 인명구조함이 잠겨져 있어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눈 앞에 두고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관리 기관에서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간이 인명구조함 내 구조장비 분실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가 하면, 관리주체가 행정시와 해경, 소방서 등 제각각인 데다 소통도 부족하다 보니 제대로 된 통합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간이 인명구조함 관리를 위한 관리주체 일원화는 물론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자물쇠로 잠겨져 있는 간이 인명구조함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도 “현재 간이 인명구조함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도난 당한 구조장비를 채워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