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대비해야

한은 제주본부, 공공부문 건설수주 확대와 관련예산 조기집행 필요

2013-05-09     진기철 기자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은 당분간 주택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

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주택매매가격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난해 3월부터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고 올 2월부터는 하락세로 전환된 상태이다. 반면 전세가격은 지난해 3월부터 상승세가 둔화되다가 올 들어서는 소폭 상승,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신구간을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된 가운데 올 1분기 중에도 1.2% 줄며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득 증가보다 더 높은 주택가격 상승이 실수요자들에게는 매입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주택대출은 지난해 2895억원 늘어난 가운데 올 들어서도 증가세를 지속, 13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 아파트 분양물량이 2011년 741호에서 지난해 2849호로 급증,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지만 주택구입 목적이 아닌 주택대출 이용자가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2분기 이후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미분양 주택도 늘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는 주택공급량이 크게 확대되면서 주택보급률이 100%를 상회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 물량이 증가했으나, 주택 인허가 실적 감소로 추후 공급 물량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주택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에도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될 경우 주택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주택대출 증가속도를 적정수준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택경기가 상당기간 살아나지 않을 경우 건설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주경제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지자체의 공공부문 건설수주 확대와 관련예산의 조기집행 필요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