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진흥기금 금융기관 문턱 높아

제주도 1분기 융자추천액 800억 중 32%만 대출 성사

2013-05-07     한경훈 기자
제주도가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걸맞는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해 관광진흥기금 융자규모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해당 사업체들은 금융기관 대출조건 때문에 혜택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관광진흥기금 융자규모를 지난해보다 100억원 증가한 10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 도민들이 대부분 운영 중인 일반숙박시설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개․보수비를 관광진흥기금에서 지원하고, 기금 융자취급 금융기관도 종전 시중은행에서 지역 농수축협까지 확대해 사업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개발 사업체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기대 이하다. 제주도가 관광진흥기금 융자추천을 해도 금융기관 창구에서는 담보 등을 요구하면서 상당수가 대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지난 1분기 융자추천액 800억원 가운데 금융기관 실제 융자액은 32.5%인 260억원에 불과했다. 기금 융자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자들이 대거 대출을 못 받거나 신청액의 일부만 융자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관광진흥기금의 실제 융자지원이 부진한 것은 사업자들의 ‘부풀리기’식의 부분별한 자금 신청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관광진흥기금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올해 2분기부터 ‘금융기관 사전 심의제’를 도입,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사업자가 융자 신청 전에 금융기관의 사전심사를 받은 후 심사액 범위 내에서 융자 신청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 시행으로 관광진흥기금이 실수요자 위주로 지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5억원 이하의 소액자금은 사전심사에서 제외된다.
박홍배 제주도 국제자유도시과장은 “관광진흥기금 융자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고도 금융기관에서 실제 융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개선하기고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며 “금융기관 사전심사 시 상당기간 소요가 예상됨에 따라 융자신청하려는 사업자는 금융기관과 충분히 사전협의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