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료 내기도 버겁다”
건보료 분할납부 신청 폭증…올해에만 1800여건 전년 대비 7배 이상↑
경기침체 여파 가계사정 악화 영향…매년 오르는 보험료 부담도 한 몫
경기침체와 소득 양극화 등의 영향으로 건강보험료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분할납부를 신청하는 제주도민이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주지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3일 현재까지 도내 건강보험료 분할납부신청 건수는 1818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37건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분할납부제도는 보험료를 3회 이상 체납한 지역가입자나 사업장이 월 보험료 단위로 최고 24회까지 분할납부 할 수 있는 제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가계의 경우 체납에 따른 부담을 덜면서 보험급여를 유지할 수 있다.
제주지역 건보료 분할납부 신청 건수는 지난해 1월 45건에서 3월 75건, 6월 80건, 9월 105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 12월에는 223건까지 늘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증가폭이 더욱 확대돼 빠듯한 가계살림 사정을 반영했다.
올해 제주지역 건보료 분할납부 신청건수는 1월 259건에서 2월에는 24.7% 늘어난 323건을 기록했다. 특히 3월에는 579건을 기록하며 79.3% 증가한데 이어 4월(23일 기준) 들어서도 657건에 달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건보료 체납에 따른 분납신청이 증가한 것은 양극화와 고용난이 심화되면서 서민가계의 경제 사정이 악화됐는가 하면 건보료에 대한 부담도 상당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평균 1인당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직장가입자 8.2%, 지역가입자 10%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건보료 인상폭은 같은 기간 연평균 1인당 국민총소득 증가율 1.5%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직장인 고모(37)씨는 “회사 사정으로 인해 임금이 삭감돼, 가계 사정이 좋지 않아 몸이 아파도 병원비조차 아까워 참고 견디고 있다”며 “보장 내용은 크게 나아지는게 없는 것 같은데 매년 꼬박꼬박 인상되는 보험료를 보고 있자면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