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치아 건강을 좌우하는 유치 관리(오근정)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이가 나는 순간은 부모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일 것입니다. 아이의 성장을 눈으로 지켜보는 뿌듯함과 잘 자라고 있다는 기쁨으로 부모로서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가 나기 시작했을 때에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유치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 아이의 평생의 치아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유치는 대개 생후 6개월부터 24개월 사이에 자라며 6세부터 12세 사이에 영구치로 교환됩니다. 대개 유치는 곧 교환될 치아라고 생각해서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유치의 역할은 생각보다 몹시 중요합니다.
유치는 모두 20개가 나는데 영구치로 교환될 때까지 저작기능을 담당하고 말할 때 발음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또 잇몸 뼈와 턱뼈 성장을 도와 영구치가 자라기 전에 자리를 확보해주어 치아가 고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유치는 영구치에 비해서 치아를 보호하는 에나멜질이 얇기 때문에 충치가 생길 확률이 높고 발생할 경우 진행속도가 빨라집니다. 영아의 위쪽 앞니에 발생하는 우유병우식증이 대표적인데 아이가 젖병을 물고 장시간 있게 되면 우유나 모유가 윗입술과 치아 사이에 고여 윗니 앞쪽부터 충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우유병우식증은 영아에게 흔히 발생하며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치아 신경에 까지 침투하여 통증이 심해지고 유치 자체를 일찍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아이의 치아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유치에 충치가 발생해도 곧 영구치로 교체될 것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하지만 충치가 계속 진행된다면 전체 치관이 파괴될 수도 있고 충치로 인해 유치가 일찍 빠지게 되면 인접 치아들이 빈 공간으로 틀어지면서 영구치가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드물게는 유치가 깊숙이 썩어 들어가면서 잇몸과 영구치를 손상시켜 정상적인 치아발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평생 치아 좌우하는 유치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아이의 유치 발육상태에 따른 양치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아가 자라기 전이나 한 두 개 씩 자라날 때에는 거즈를 이용하여 음식물을 섭취한 즉시 손가락을 이용하여 닦아줘야 합니다. 이후,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면 맹물로 양치를 시작하여 아이가 칫솔질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아이의 치아가 전부 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아이의 치아 상태에 따라서 소량의 치약을 사용하여 양치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치가 나기 시작한 이후 6개월 이내에는 치과를 방문하고 그 후에는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아이의 치아 상태를 파악할 것을 권장합니다.
- 치과 과장 오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