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지하수 ‘먹는 물’ 둔갑

제주시내 500여곳...상당수 편법사용

2005-02-26     정흥남 기자

단속 한계...식중독 등 위생 사각지대
“음용수 폐쇄...상수도로 통일해야”


최근 제주시 연동에서 발생한 중학교 야구단 집단 식중독 사고와 관련, 생활용수용 지하수가 음용수로 둔갑되는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는 이번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호텔측이 음용수용 지하수를 생활용수 용도로 변경한 후에도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한 사실이 사고 조사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형 숙박.음식 업소의 경우 업소내 지하수 공으로 채취한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겠다고 신고한 뒤 음용수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이들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아 이번 기회에 아예 음용수용 지하수공을 폐쇄, 음용수는 상수도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지하수는 아예 음용수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상수도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시는 25일 제주시내 생활용 지하수 관정은 모두 698곳으로 이 가운데 116곳은 음용수용으로 신고,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전체 지하수공이 1314개인 점을 고려할 때 제주도내 지하수공 가운데 절반이 제주시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제주시내 대형 숙박 및 음식업소 등이 운영하고 있는 지하수공에 대한 밀착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9일 투숙중이던 중학생 야구선수단 69명이 집단식중독 사고를 일으킨 연동 소재 모 호텔의 경우 생활용으로 신고한 뒤에도 기존의 급수시설을 통해 지하수를 음용수와 식당에 계속 사용해 온 것으로 제주시 점검결과 드러났다.
즉 이처럼 실제 생활용수로 신고한 뒤 음용수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확인, 단속하기가 어려워 오염된 지하수로 인한 식중독 등 집단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생활하수용 지하수의 경우 수질검사 항목이 20개에 그치고 있는데다 정기 검사도 3년에 한번정도 실시하면 되지만 지하수 음용수는 매 분기마다 49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벌여야 해 지하수 사용업소들이 잇따라 음용수용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전환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광역상수도를 비롯한 제주도내 상수도 시설용량이 1일 48만t인 반면 사용량은 18만1000여t에 그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최소한 음용수 공급은 상수도로 일환화, 지하수의 음요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