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병들고 있다(오태익)

2013-04-22     제주매일

 

 제주를 떠올릴 때 ‘삼무’를 쉽게 떠올리면서 살기 좋은 곳으로 생각했다. 지금도 그러한가, 별의 별 사건이 활개 치는 것이 현실이다.
 연초에는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이 제주에서 발생하더니만, 이후에도 여러 유형이 사건이 매일이다시피 언론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치안과 관련한 대표적인 지표인 5대 범죄에는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이 해당되는데, 꾸준히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며칠 전 신문을 보고선 의아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30대 학부모가 난입해서 여교사를 폭행했다는 사건이다. 머리채를 잡고 내동댕이쳤다니 현장에 있었던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제 기억력이 살아남을 때이니 평생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명백한 교권 침해로 보고 , 교내 폭력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조사에서 피의자인 A 씨는 “A씨가 소변을 본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려 하는데 담임교사가 뒤에서 가지 못하게 붙잡는 것 같아 홧김에 폭행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어 조사에서 A씨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후회를 했고,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고 덧붙였다는 소식이다. 어떻게 제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일파만파로 전국적으로 해결책을 찾을 일이다. 초등학교는 홧김에 쳐들어가서 수업 중인 교사를 내동댕이치는 만만한 곳인가.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담임 기피 현상과 명예퇴직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학부모에 의한 교사 폭행이 용인된다면 교권 추락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 이번을 계기로 교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초등교장 협의회는 지난11일 제주시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부모의 교사 폭행사건과 관련해 “명백한 교권침해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 다시는 교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의 교권 침해 사건은 물론이고 이제 제주가 병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다. 육지에서와 똑같이 각종 범죄가 그대로 날뛰어 살기 좋은 제주가 아니라는 얘기다. 예전엔 살인, 강도 등의 5대 강력범죄는 바로 기사화될 정도로 큰일이었으나 지금은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심드렁’하니 문제다. 이대로는 언젠가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어떻게든 초기에 대책을 세우면  쉬운 줄 알지만 그것도 점점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강도를 높여야 하기 마련이다.
 예전의 제주처럼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없는 살기 좋은 제주가 희망사항이지만, 지금은 병들어가고 있는 상태다.  교사의 사기를 올리는 길이 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제대로 된 기초교육이 제대로 된 한 사람의 성인으로 가는 첩경이 아니겠는가.
 아직도 해군기지 문제는 ‘깨진 유리창’으로 남아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원래 범죄심리학에서 출발했다. 범죄심리학자인 조지 켈링과 캐서린 콜스가 질서의식과 준법정신을 깨우기 위해 정립한 이론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으슥한 골목에 유리창이 몇 장 깨진 빈집이 있다. 나머지 안 깨진 유리창도 아이들이 장난으로 돌을 던져 깨버리면 온전한 유리창이 없어진다.  이어 불량 청소년과 노숙자들이 몰려든다. 주민들은 생활환경이 나빠져서 이사를 가고 동네가 우범지대로 변해 간다.
반면에 깨진 유리창을 갈아 끼우면 더 이상 깨지는 유리창이 생기지 않고 범죄도 발생하지 않는다.
 잠재적 범죄를 부추기지 않기 위해서는 빈집 유리를 깨는 경범죄부터 발본색원해야 치안이 확립된다는 것이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오 태 익-제주매일 객원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