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 가격폭락 어민들 조업중단

가파·마라도 인근 어장형성…㎏당 3500선 입찰

2013-04-21     허성찬 기자

뼈째 먹는 맛이 일품인데다 가격도 저렴해 회는 물론 물회, 무침, 구이, 조림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봄철 별미 모슬포 자리돔. 최근 가파·마라도 인근에 자리돔 어장이 형성됐지만 모슬포에서 자리돔 구입은 하늘에 별 따기다.

최근 자리돔 가격이 폭락하면서 모슬포항내 자리돔 어선들이 조업을 한시적으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21일 오전에 찾은 모슬포항.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항·포구에는 자리돔 배들이 조업에 나가지 않은 채 줄지어 정박해있었다.

또한 수협내 어판장에서 자리를 손질하는 인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자리돔 가격이 폭락하면서 모슬포 선적 자리돔 어선 15척이 지난 19일부터 조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매인을 통해 거래된 자리돔 가격을 보면 마라도 인근 조업 자리돔의 경우 ㎏당 3500선이다. 그러나 가파도 인근 조업 자리돔은 ㎏당 3000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평균 6500~7000원(최하 5000원)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단가가 반 토막 난 것이다.

어선당 하루 평균 출어량이 150~200㎏로 예년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어선주들은 폭락한 자리돔 값과 고유가 및 인건비 등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눈물을 머금고 조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자리돔 조업이 중단되면서 이 사실을 모르고 모슬포로 자리돔을 구입하러 온 도민과 관광객들은 빈손으로 돌아가는 실정이다.

또한 이맘때 모슬포 인근 경조사집 단골메뉴인 자리돔 무침과 구이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관광객 서우진(41. 경기도 안산)씨는 “제주도에 가족관광을 왔다 모슬포 자리돔이 유명하다고 해서 맛을 보러 왔는데 구경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어선주들은 “기름값은 계속 오르는데 반해 자리돔 가격이 폭락해 적자를 면하기 힘들어 한시적으로 조업을 포기하게 됐다”며 “23일부터 다시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