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홈 평균 8790명...지난해 보다 3000명 늘어

연맹, 관중집계 방식 강화...‘무료관중’ 거품빼기

2013-04-17     박민호 기자


올 시즌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는 관중수가 심상치 않다. 화끈한 축구에 구단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경기장을 찾은 팬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K리그 관중 거품을 빼기 위해 실관중 집계를 실시했다. 그 결과 리그 전 관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주는 나홀로 성장을 기록했다.

제주의 지난 2011년 시즌 평균관중은 4609명. 지난 시즌 창단 30주년을 맞아 ‘작전명 1982’라는 이벤트를 열고 대대적인 관중몰이에 나선 제주는 앞선 시즌 보다 2000명가까이 증가한 6538명(증가율 41.85%)을 기록, K리그 시상식에서 ‘플러스 스타디움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에도 제주의 관중 증가세는 꺽이지 않고 있다.

매 경기 화려한 패싱축구를 선보이며 화려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관중 동원에 성공한 구단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풍성하고 업그레이드된 ‘Party 2013’이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홈 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맛과 즐거움이 가득한 축제의 장소로 변신시켰다.

이런 노력에 하나둘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늘었다. 지난 13일까지 3번의 홈 경기를 치른 제주의 평균관중은 8790명(강원(13일)전 4773명, 부산(3월30일)전 1만2826명, 성남(3월9일 홈 개막전)전 87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94명 보다 3000명 가까이 증가했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제주가 새로운 여가문화의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로축구연맹이 올 시즌 중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4개 팀의 유료관중 현황을 전격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구단별 연봉총액을 발표한 데 이은 거품빼기의 두 번째 단계다.

관중숫자 부풀리기는 K리그의 오랜 관행이다. 잘못인 줄 알면서 연맹도 이를 묵인해 왔다. 출범 30주년이 넘은 한국프로축구의 부끄러운 자화상인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맹은 올해 관중 검증방식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대부분의 구단 관계자들은 “올해 발표되는 관중 수는 실제와 99% 일치한다”고 자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연맹은 여기에 상당수 무료관중이 포함돼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좌석에서 경기를 보는데 누구는 유료, 다른 사람은 무료로 들어왔다면 당장 관중이 많아 좋아 보이지만 갈수록 프로축구의 상품가치는 떨어진다.

K리그는 프로스포츠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드는 공짜 티켓이 너무 많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축구는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 취임한 권오갑 연맹 총재는 이런 이미지를 깨기 위해 올해 매 경기 직접 티켓을 구매해 입장하고 있다.

물론 일부 구단의 반발은 예상된다. 유료관중 현황이 공개되면 공짜 티켓을 뿌려왔던 구단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아프더라도 이제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K리그 구단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2시즌 연속 성공적인 관중 동원을 하고 있는 제주의 실제 모습이 어떨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