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權회복 안되면 교육도 없다

2013-04-15     제주매일

 충격적이다. 초등학교에서 수업중인 교실에 학부모가 난입해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한 사건은 오늘의 교권침해(敎權侵害) 현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이다.
 교사들이 얼마나 외부 폭력에 유린되고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지를 보여준 심각한 교단추락 사건이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수업중인 교실에 느닷없이 학부모가 들이 닥쳤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여교사에게 달려들어 욕설과 함께 머리채를 붙잡아 내동댕이쳤다. 이를 말리러 들어온 학년부장 교사에게도 달려들어 머리채를 붙잡아 흔들고 얼굴까지 할퀴었다. 난동은 10분간 계속됐다.
 행패가 계속되는 동안 어린학생들은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랐다고 했다. 입학한지 한 달 여만에 어린이들이 살벌한 교실현장을 체험한 것이다.
 발단은 이렇다. 체육수업이 끝나고 여자 어린이가 그만 바지에 소변을 보자 교사가 학부모에게 사실을 알리고 “갈아입을 옷을 갖고 와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학교에 난입해 행패를 부린 것이다.
 이 같은 교권 유린현상은 여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사를 스승으로 존경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해도 그렇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스승존경사상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라 해도 오늘의 교권추락은 정말 큰일이다.
 잘못이 없는 데도 학부모에게 폭행당하는 교사, 심지어 학생들로부터도 폭행당하고 놀림감이 되는 교육현실은 입시위주의 지식 편증 교육이 만들어 놓은 덫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냥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다.
 교권회복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학부모의 형식적 사과 한마디로 덮을 일은 아닌 것이다.
 학생은 선생님을 따르고, 선생님은 학생을 사랑하며,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교직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획기적 ‘교권회복 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나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