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 제주 휩쓸어 곳곳 피해

순간 최대풍속 31.5m 항공기·여객선 파행 운항
평화로에선 4중 추돌사고 20명 다쳐 응급실행

2013-04-07     김동은 기자
4월 첫 번째 주말과 휴일 제주에 태풍을 연상케 하는 강풍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산간지역에는 때 아닌 눈보라가 몰아치는 등 봄꽃을 시샘이라도 하듯 날씨가 섬 전체에 심술을 부렸다.

이로 인해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에 차질을 빚어 도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짙은 안개가 낀 육상에서는 4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강풍특보가 발효된 7일 제주에는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 이날 새벽 한 때 제주시 한경면 고산에 순간 최대 풍속 31.5m의 강풍이 불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제주를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에 버금가는 강풍이었다. 이와 함께 제주시에도 22.9m의 강풍이 몰아쳤다.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한라산 윗세오름에도 순간 최대 풍속 25.5m의 강풍이, 서귀포시 성산읍과 서귀포에도 각각 17.8m, 12.5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산간지역은 영하의 날씨를 보였다. 한라산 윗세오름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5도를 기록했고, 진달래밭 영하 7.3도, 어리목 영하 3.8도, 성판악 영하 1.2도를 보였다.

특히 앞서 6일 한라산 어리목에는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1cm의 적설량을 기록했고, 진달래밭에도 0.5mm의 눈이 쌓였다. 이에 따라 한라산 1100도로 외솔나무~휴게소 구간에서 부분 통제가 이뤄졌다.

하늘길과 바닷길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6일 낮 12시 25분께 제주공항 도착 예정인 청주발 제주항공 JJA801편이 강풍으로 인해 회항하는 등 모두 6편이 결항됐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여객선과 도항선도 전면 통제됐다. 제주를 기점으로 한 7개 항로 여객선 15척의 운항이 전면 중단돼 섬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또 육상에서는 짙은 안개가 끼면서 4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오후 1시15분께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에버리스 골프장 앞에서 스포티지, 스타렉스, 대형 관광버스, 소형 관광버스 등 4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소형 관광버스에 타고 있던 이모(50·충남)씨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정모(58·여·충남)씨 등 18명이 경상을 당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제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8일 제주지방은 남쪽먼바다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가장자리에 들어 대체로 맑다가 낮부터 구름많겠다”며 “당분간 평년을 밑도는 기온을 보이면서 다소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은 7일 오전 11시를 기해 도 전역에 발효된 강풍주의보와 강풍경보를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