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숙박음식점업 영세성 심화
영세업체 89.3% 차지…시장 포화로 고용여력 약화도 약화
제주지역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영세성이 심화되면서 취업자 비중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세업체 위주로 도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창업과 폐업이 수시로 되풀이돼 고용여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제주지역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사업체수는 2만3514개로 2008년 대비 6.2%(1376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종사자 수가 1~4명인 영세업체 비중은 89.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세업체 비중이 상당수 늘어나면서 도내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수도 2000년~2007년 7만4000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8년 이후 7만1000명에서 최근에는 6만4000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산업 대비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28.4%에서 지난해 21.6%로 급감했다.
이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영세성 및 경쟁심화에 따른 고용여력 약화됐기 때문이다.
도내 개인사업자 창업 및 폐업은 매년 1만명 내외로 반복되고 있는데, 전체 개인사업자의 16~18%에 해당된다. 전체 사업체 중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창업 및 폐업자의 상당부분이 같은 업종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경쟁여건이 악화되면서 경영압박이 증대돼, 감원 등을 통한 영업비용 축소 유인이 커지고 있는 것도 고용부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력부족률이 타 업종에 비해 크게 상승하고 있지만 영세성으로 인해 필요인력을 보충하지 않고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로여건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경우 구직자 풀(pool)이 유사한 농림어업 및 건설업에 비해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이 좋지 않아 타 산업으로부터의 인력유입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근로시간의 경우 건설업 대비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임금수준은 건설업 대비 도소매업인 경우 80%, 숙박음식점은 52%대 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임시직 또는 일용직 근로자 위주의 고용행태도 구직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화권 관광객 증가효과도 미흡한 것도 원인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중화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경우 숙박 및 음식에 대한 선호가 내국인 관광객과 상이해, 영세업체의 업황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경쟁격화에 따른 업체들의 비용절감, 열악한 근로여건, 관광객들의 관광행태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고용시장 및 영업환경 변화에 맞춰 지역 관광산업 성장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고용간 연결 고리를 복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